본문 바로가기

대학축제 주점, 술은 못 파는데 안주는 팔아도 될까

중앙일보 2019.05.13 06:00
지난해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열린 대동제를 찾은 학생들이 댄스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열린 대동제를 찾은 학생들이 댄스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국세청과 교육부가 대학 축제 기간에 주점에서 술을 팔지 말라고 요구한 이후, 대학 내 주점들은 음식만 팔게 됐다. 술은 손님들이 외부 편의점 등에서 각자 사 오고 안주용 음식만 조리해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를 팔기 위해서는 관할 세무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축제 기간 대학 내 주점들은 이런 허가가 없기 때문에 술을 팔 수 없다. 그런데, 법에 따르면 대부분 대학 내 주점은 술뿐만 아니라 음식도 팔아서는 안 된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주점은 식품접객업으로 분류된다. 식품접객업을 하려면 법에 따라 급수 시설이나 조리장 등 걸맞은 시설을 갖추고 지자체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적으로 이런 허가를 받지 않은 대학 주점은 불법 영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축제 기간에 학생들끼리 천막을 치고 영업하는 대학 주점들은 이런 허가를 받을 수 없다. 광진구청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음식점은 상수도나 가스, 냉장고 등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대학 주점은 신고해도 받아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캔과 같은 완제품을 팔거나 컵라면에 물을 부어주는 정도는 가능한 범위지만, 조리하는 경우는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주점에서 파전이나 떡볶이 등의 안주를 만들어 파는 행위가 원칙적으로는 불법인 셈이다.
지난 8~10일 축제를 개최한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주점들이 불을 밝힌 채 영업하고 있다. 이병준 기자

지난 8~10일 축제를 개최한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주점들이 불을 밝힌 채 영업하고 있다. 이병준 기자

 대학 주점이 무허가 영업을 하더라도 실제 단속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 서대문구 보건소 안기민 식품위생팀장은 “건물 내 무허가 영업은 단속하고 있지만, 대학 축제에서 천막을 쳐 놓고 영업하는 경우는 관할권이 없어 단속하지 않고 있다”며 “허가나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은 주류에 이어 음식 판매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 허가를 받은 푸드트럭만 음식을 판매하도록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번 주 축제를 앞둔 건국대·명지대·성균관대·서울과기대 등은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판매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학 축제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일시적인 허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에는 지자체장이 인정하는 지역 축제는 자체 시설 기준을 정해 식품 판매를 허가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있다. 대학 축제를 지역 축제로 인정하면 합법적으로 음식 판매가 가능해지게 된다. 문상연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주류 판매 금지는 국세청의 협조 요청에 따라 대학에 안내 공문을 보냈지만 음식 판매 금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이병준·고석현 기자, 김혁준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