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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공수처로 검찰 견제” 금태섭 “공수처 악용될 우려”

중앙일보 2019.05.13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검사 출신 법조인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인 금태섭 의원의 모습. 금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면서 공개적으로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검사 출신 법조인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인 금태섭 의원의 모습. 금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면서 공개적으로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공수처 설치되면 경찰·검찰·법원 문제점 개선될 것"(조국 민정수석)
"공수처 설치되면 악용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두고 조국 민정수석과 여당 내 검찰 개혁론자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검찰 출신)이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조 수석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보다 더 강력한 공수처 설치를 강조해왔지만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는 오히려 검찰 개혁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가 해법"이라 반박한다.
 
여권 내 검찰 개혁론자인 두 사람의 입장이 엇갈리듯 법조계에서도 공수처 설치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문형배·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문형배·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수처 법안이 각각 상정돼있다. 
 
공수처는 검찰을 견제할까 검찰과 경쟁할까 
공수처 설치를 찬성하는 측에선 고위공직자를 수사하고 판·검사, 고위 경찰관을 기소할 수 있는 공수처가 검찰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주장한다. 
 
현재 사법 체계에선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을 견제할 기관이 사실상 전무하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개혁이 이뤄지기 전까지 검찰을 견제할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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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의원의 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통령과 장차관·국회의원, 군 장성, 판·검사와 고위 경찰, 국정원 간부를 포함한 7000여명의 고위공직자에 대해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갖는다. 
 
기소는 5100여명의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한해서만 할 수 있다. 공수처가 기소 의견을 밝힌 다른 직군의 고위공직자를 검찰이 불기소할 경우 공수처는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공수처를 반대하는 측에선 권력기관의 속성상 공수처가 경찰·검찰과 경쟁하며 사정기관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 우려한다. 국민과 기업에 대한 일종의 수사 경쟁이 일어날 것이란 주장이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검찰 출신)은 "공수처가 설치돼 손해보는 것은 결국 더 많은 수사를 받게 될 국민과 기업"이라 지적했다.
 
공수처 설치, 편법과 위헌 논란
공수처에 부여된 영장청구권과 판·검사, 고위 경찰만 기소가 가능한 제한된 기소권을 놓고도 법조계에선 논쟁이 오가고 있다. 헌법에는 영장청구권을 검사의 고유 권한으로 명시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대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대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공수처 법안에 합의한 여야 4당은(자유한국당 제외) 공수처에 검사를 파견해 영장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그런 식이면 검사가 파견된 모든 정부기관이 영장청구권을 갖게된다는 뜻"이라며 "편법을 넘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내부에선 특정 기관이 특정 직책을 가진 공무원만 기소토록 한 것 역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수처 기소대상에 국회의원이 빠진 것을 두고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도 제기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위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의원을 기소할 수 없는 공수처는 '이빨 빠진 호랑이'에 가깝다"며 "최소 청와대 등 권력기관 관계자와 국회의원에 대한 기소권은 부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정치적 독립'이 가능할까
공수처가 검찰과 달리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쟁도 있다. 금태섭 의원은 "수십년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기 어려웠는데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공수처는 그런 착한 기관이 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한다.
 
정부안으로 불리는 백혜련 의원안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공수처장추천위원회 소속 위원 4/5이상의 찬성을 받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하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위원으로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위원 2명, 그외 국회 각 교섭단체가 추천한 위원을 2명씩 두도록했다.
 
야당에선 당연직인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여당 추천 위원 모두 여당 성향이라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권은희 의원안은 보완책으로 공수처장 임명시 국회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했다.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 역시 대통령 결단 사안 
금 의원이 검찰 개혁의 대안으로 제시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도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의 특수수사 등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왔지만 내부 반발로 한계에 부닥쳤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의 위법성과 선거제 개편 및 공수처 신설에 따른 폐해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의 위법성과 선거제 개편 및 공수처 신설에 따른 폐해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수처 설치가 아닌 직접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선 정치 검찰 논란을 일으켰던 대형 수사들은 모두 검찰의 직접 수사 때문이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수사는 경찰에 맡기고 검찰은 수사지휘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바탕으로 경찰을 감독 및 견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검사 출신인 이완규 변호사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 특수통 검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권력기관의 부정부패와 대기업 사건의 경우 검찰이 직접 나서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종민 변호사는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 역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검찰 총장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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