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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다음은 스가? 그를 만나러 폼페이오·섀너핸·펜스 총출동

중앙일보 2019.05.12 11:27
 9일~11일(현지시간)미국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0)일본 관방장관의 행보가 양국에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부통령ㆍ국무장관ㆍ국방장관 내정자 회동
아소 다로와 껄끄러운 펜스 부통령도 환대
뉴욕서 경제계 인사에게 아베노믹스 홍보
'레이와'발표로 뜬 스가, '포스트 아베'합류
관료 40명이 수행,통역도 아베 통역 담당자

9일과 10일 이틀동안 미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 3명이 스가 장관을 연속으로 만나는 등 미국 정부의 뜨거운 환영 분위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대행과 회담했다.
9일 회동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AP=연합뉴스]

9일 회동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A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대립으로 직전에 이라크를 찾는 등 급박해진 중동정세속에서도 일부러 시간을 냈다. 또 섀너핸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정식 국방장관에 지명할 인물이다.
 
10일엔 미 정부내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예정시간을 10분 넘긴 40분 동안 스가 장관과 회담했다.  
 
펜스 부통령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아소 다로(麻生太郞)부총리 겸 재무상과는 껄끄러운 관계다. 
 
 펜스 부통령과 아소 부총리가 수장인 양국간 경제대화는 2017년 10월 이후 1년 7개월째 열리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는 “수 백만명을 죽인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정당하더라도…”라며 히틀러를 옹호했던 아소 부총리의 망언이 펜스 부통령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이런 펜스 부통령도 스가 장관만큼은 따뜻하게 맞이했다. 
 
닛케이는 “스가 장관이 ‘또 만납시다’라며 트럼프 정부 핵심 3인과의 재회를 약속했다”며 “미국은 보통 같은 직위에 있는 사람만 (일본 각료와의)회담에 응해주는 데, 이번과 같은 대응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가 장관의 눈에 띄는 행보는 워싱턴에서뿐만이 아니었다. 10일 뉴욕을 방문한 그는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S&P(스탠더드 앤드 푸어스)글로벌, 대형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영진 등 경제계 인사들과도 만났다.  
 
스가 장관은 이자리에서 “일본은 지방 땅값이 27년만에 올랐다”며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했다.  
닛케이는 “미국 뉴욕에서 아베노믹스를 홍보한 일본의 정치가는 2017년 아베 총리 이후 스가 장관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납치문제담당상을 겸하고 있는 그는 이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관련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도 했다.
 
‘정권내의 드러나지 않는 조력자’,‘총리의 내조자 ’,‘정권의 위기관리 책임자’로 불리는 일본 관방장관에겐 해외 출장 자체가 드문일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달 1일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달 1일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헤이세이(平成)시대가 시작된 1989년 이후 관방장관의 장거리 미국 출장은 아예 없었다.
 
그래서 이번 스가 장관의 방미를 두고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직접 발표하면서 인지도를 높인 스가 장관이 ‘포스트 아베’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된 외교분야에서의 점수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도 '총리급 방문단'을 꾸려주며 스가 장관의 외교 데뷔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총리보좌관을 비롯 외무성의 북미국장과 아시아대양주국장, 방위성의 방위심의관 등 약 40명의 관료가 스가 장관을 수행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의 통역은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일 정상회담을 담당하는 관료가 맡았다.   
 
미국측의 환대도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스가 장관의 일본내 위상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일본 동북부 아키타(秋田)현 농가 출신으로 자민당내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본인은 현재까지 “차기 총리직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 등 아베 총리 이후를 노려온 라이벌들의 경계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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