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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람이 옆동네서 재배, 그것도 '성주 참외' 맞을까

중앙일보 2019.05.12 05:00
경북 성주군 백진면 한 시설하우스에서 농민 한모(70)씨가 수확한 성주 참외를 경운기에 싣고 있다. [중앙 포토]

경북 성주군 백진면 한 시설하우스에서 농민 한모(70)씨가 수확한 성주 참외를 경운기에 싣고 있다. [중앙 포토]

경북 고령 농민 A씨는 생산한 참외를 ‘성주 참외’로 둔갑시켜 팔다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됐다. A씨가 고령군에서 생산한 참외를 성주군에서 생산한 것처럼 성주용암농협 상자에 담아 판매해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민 A씨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가 성주군에 살고 있고 성주 참외 영업소도 성주군 용암면에 있는데 참외를 생산하는 농장 주소만 고령군일 뿐이라는 것이다. A씨는 “참외를 생산하는 곳은 고령군 다산면인데 이곳은 영업소로 등록된 성주군 용암면과는 바로 옆 동네”라며 “주소만 고령군일 뿐이어서 성주 참외라고 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불법으로 보고 있다.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원산지 표시법) 제6조에 따르면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생활소비정책과 관계자는 “농산물에 지역명을 썼는데 생산한 곳과 지역이 다르다면 원칙적으로는 불법”이라며 “이 사례는 좀 더 검토해볼 필요는 있겠지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적발하고 원산지표시법 위반이 확정되면 형사고발 조치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고령사무소 측도 “결과적으로는 집 주소나 영업소 주소와 관계없이 농산물을 생산한 농장의 장소를 기준으로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근 지역 참외가 성주 참외로 둔갑하는 요인은 포장용기(상자 등)에 적은 지역명만 달라도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성주·고령 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성주 참외 가격은 경매가 6만원(10㎏·특상)으로 고령 참외(4만8800원)보다 1만원 이상 비쌌다. 지난해에는 성주군 인접 지역인 대구 달성군에서 생산한 참외가 성주 참외로 둔갑해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참외뿐만 아니라 횡성 한우, 청송 사과, 이천 쌀 등도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뒤 지역명만 바꿔 파는 경우가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에 강원도 평창에서 키운 한우를 횡성 한우라고 속여 위반한 사례 등 4건이 적발됐고, 경북 안동과 영덕에서는 사과를 재배해 청송 사과라고 판매해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했다. 
 
지명을 특허등록 하는 지리적 표시제. [중앙포토]

지명을 특허등록 하는 지리적 표시제. [중앙포토]

특히 상품의 지역명을 바꾸면 원산지 표시법 위반뿐만 아니라 상표권 위반까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성주 참외, 해남 고구마, 순창 고추장처럼 지명이 들어간 일부 농수산물은 품질과 특성 등이 본질적으로 원산지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그 원산지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해 주는 지리적 표시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02년 보성 녹차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6개의 상품을 인정해줬으며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하면 상표권이 부여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성주 참외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영농조합 법인 등에서 고령산 참외에 대해 상표권 위반이라고 보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며 “상표권 위반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성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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