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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움 준 사람이 더 친밀하다? 벤자민 플랭클린 효과

중앙일보 2019.05.11 07:00
[더,오래]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12)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과학자이자 정치가, 철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사진 위키미디아커먼(퍼블릭도메인)]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과학자이자 정치가, 철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사진 위키미디아커먼(퍼블릭도메인)]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과학자이자 정치가, 철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유독 그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정적이 한명 있었다. 그와의 관계를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한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의 속담 한 구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바로 '사람은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보다 자신이 친절을 베푼 대상을 더 좋아한다'라는 속담이었다.
 
단지 그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여긴 벤저민 프랭클린은 그가 자신을 도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았다. 그래서 편지 한 통을 정중히 써서 보내보았다. “진귀한 책을 소장하고 계신다지요? 제가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며칠만 빌려주실 수 있으실지요?” 편지를 받은 정적은 즉시 책을 빌려주었고, 책을 빌린 벤저민은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하게 되었다.
 
이 편지가 계기가 되어 벤저민 프랭클린은 과거 정적이었던 그와 오랜 기간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벤저민 프랭클린의 효과'라고 한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관계 맺기, 사람과 사람 간의 호감과 인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일화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렇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게 되면 우리는 고마움을 느낀다. 그 고마움은 경우에 따라 ‘빚’을 진 듯한 느낌이 들게 해 나도 그에게 언젠가 그 감사한 마음을 돌려주고 싶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음으로써도 우리의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반면, 도움을 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바로 ‘존중감’ 이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에게 기꺼이 도움을 베풀었을 때 ‘뿌듯함’의 정체이다. 내가 누군가를 도왔다는 사실, 그 도움으로 누군가가 도움을 받고, 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감정은 내가 느끼는 ‘고마움’과는 또 다른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즉, 도움을 주고받으면 한쪽은 고맙고, 다른 한쪽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더 큰 기쁨을 얻게 된다.
 
도움을 주고받으면 한쪽은 고맙고, 다른 한쪽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더 큰 기쁨을 얻게 된다. [사진 pixabay]

도움을 주고받으면 한쪽은 고맙고, 다른 한쪽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더 큰 기쁨을 얻게 된다. [사진 pixabay]

 
성공은 '나 자신의 힘'이라고 배우고, 나 자신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현재 모습의 많은 부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의 경험이 많을수록, 결국 성공과 성장의 기본은 자기 자신의 노력이지만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도움과 응원, 지원을 통해 도약하고, 에너지를 얻고, 기회를 만들었던 경우도 아주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세일즈에 대한 가장 많은 오해 중 하나가 바로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일정 부분은 맞고, 일정 부분은 틀린 말이다. 단순히 ‘부탁’만으로 세일즈의 성과가 이루어지지 않음은 상식이다. 고객이 가치를 느끼고 인정하지 않으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잠깐의 만남을 긴 상담과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맞는 부분도 있다. 바로 ‘만남’을 부탁하고, ‘관계 맺기’를 요청하고, ‘대화’를 시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부탁’ 혹은 ‘요청’이라고 표현한다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 부탁과 요청에 어떻게 ‘부담스러움’을 없앨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이 세일즈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효과적인 세일즈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 또 하나의 오해가 시작된다. 바로 ‘부탁’과 ‘요청’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일즈를 하게 되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불편해진다고 오해한다) 물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정중함’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절차와 마음가짐이 병행된다면 세일즈를 통해 오히려 더 끈끈한 관계 맺기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상상해 보면 어떨까? 회사에 신입사원 둘이 입사했다고 가정해보자. A 사원은 알아서 척척 일을 잘한다.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받는다. 그런데 나머지 B 사원은 열심히 하려고는 하는데, 위태위태할 때가 많다. 도움을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보다 못해 B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도움을 주었다고 해보자. 여러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를 더 응원하게 될 것 같은가? 대개는 B를 응원하게 되고, B에게 더 선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될 것이다.
 
회사에 신입사원 둘이 입사했다고 가정했을때, A 사원은 알아서 척척 일을 하는 것에 비해 B 사원은 열심히 하려고는 하는데 위태위태하다. 여러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를 더 응원하게 될 것 같은가? [사진 pixabay]

회사에 신입사원 둘이 입사했다고 가정했을때, A 사원은 알아서 척척 일을 하는 것에 비해 B 사원은 열심히 하려고는 하는데 위태위태하다. 여러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를 더 응원하게 될 것 같은가? [사진 pixabay]

 
진정성 있는 '요청'은 큰 효과를 낳는다. 요청한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마음을 다해야 하므로 좋은 태도에 대한 개념도 더 구체화 될 수 있다. 요청에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 그 요청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효과적인 표현, 설득력 있는 메시지도 필요할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경우가 아니라면, 요청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 에너지도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성공을 혼자 이루는 '전쟁'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작품'으로 받아들인다.
 
세일즈 현장에서 성공적인 세일즈맨들은 대개 정중하지만 당당하게, 일방적인 바람이 아니라 상호 교류의 교두보로서의 요청을 잘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맺어진 인간관계가 오히려 더 강하고 오래 이어지고 있음을 경험했기 때문이고, 스스로 가치를 생산하는 활동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꼭 세일즈 업무에서만 그럴까? 인간관계 전반, 우리의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요청하지 못하면 누군가의 요청을 받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요청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요청’을 ‘감정’이나 ‘계산’ 중 하나로 판단하게 될 수 있다. 오히려 인간관계를 맺는 경험의 깊이가 깊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요청을 받고, 요청을 할 수 있는,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 성공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더불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겸손하게 또,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된다.
 
몹시 어렵고, 알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라고 한다. 명확한 결론도 없고, 확실한 공식도 없지만, 만약 이제까지 누군가에게 ‘요청’하는 것을 꺼렸었다면 생각을 다시 해볼 기회가 되면 어떨까? 인간관계의 방정식 중 한 가지 공식을 추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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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랑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필진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창업을 위해서는 세일즈 역량이 필수다. 이제까지 세일즈가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4050 세대의 세일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세일즈 적 마인드와 기술을 가질 수 있을지 몇 가지 핵심적인 방향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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