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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가치사슬 와해

중앙선데이 2019.05.10 16:55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김종윤입니다. 미ㆍ중 무역전쟁의 포성이 또 울렸습니다. 포연이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습니다.  
미국은 10일 0시 1분(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해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10일 0시 1분 이전에 미국을 향해 출발한 중국 화물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1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상한 관세를 실제 징수하기까지는 시차가 생기는 셈입니다. 일단 중국과의 협상 시간을 더 갖겠다는 의도이죠. 중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즉각 반발했지만 협상은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먹구름 밀려오는 미중 무역 협상.                                  [중앙포토]

먹구름 밀려오는 미중 무역 협상. [중앙포토]

미·중 무역전쟁이 번지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두 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끼리 얽히고설킨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흐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유로모니터 분석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중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0.65%포인트, 0.4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도 폭풍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 달러(31조5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2017년 기준 대중 수출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설령 이번에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도달한다 해도 세상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미ㆍ중 관계는‘경쟁 속 협력’의 시대를 뒤로하고 ‘대립과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와해입니다. 
 
종전의 글로벌 가치사슬은 굳건했습니다. 미국은 가치 사슬에 핵심 기술력을 공급했습니다. 한국ㆍ대만 등에서는 원부자재와 일부 개량한 기술 등을 중국에 제공했습니다. 그러면 중국은 최종 조립자가 돼 물건을 생산했고, 이 물건은 다시 미국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기술 공급자이자 제품의 최종 소비자였습니다. 이런 순환고리가 세계 경제를 순항시킨 모델이었습니다.
올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오른쪽)가 미국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악수를 하자며 손을 내밀고 있다. [연합뉴스]

올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오른쪽)가 미국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악수를 하자며 손을 내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구조가 깨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굴기를 앞세워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지적 재산권을 훔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중국의 대국굴기에 위기를 느낀 미국이 강하게 견제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급기야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유무역체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전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은 자유무역 체제의 최대 수혜자였습니다.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무역은 중국에 기대며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이런 질서와 구조가 무너지면 한국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생존전략은 무엇인가요. 위기가 스멀스멀 몰려오는 데 안팎으로 정쟁에만 매달려 정신을 놓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지난주 중앙SUNDAY는 52년 해묵은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립공원에 있는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에 대한 등산객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사찰에 들르지도 않는데 왜 등산객이 관람료를 내야 하느냐”라며 목청을 높입니다. 사찰은 사유 재산을 국립공원으로 묶어 손해가 많은 데다 문화재 보존 등을 위해 관람료 받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양 측의 갈등은 첨예한데 정작 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공론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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