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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에 친밀감? 나경원 "당선 안될까봐 말은 안했는데···"

중앙일보 2019.05.09 17:37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케미가 잘 맞는 협상 파트너라 생각한다. 밥도 잘 먹고 말씀도 잘 듣겠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법ㆍ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충돌로 꽁꽁 얼어붙었던 여야 관계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첫 날인 9일 4개 야당 중 가장 먼저 자유한국당을 찾았다.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에서 함께 첫 금배지를 달았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에 문제가 있을까봐 말씀 안 드렸는데 (민주당) 세 후보 중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역지사지도 해보고 케미도 맞춰보려고 민주당 색깔과 비슷한 자켓을 신경써서 입고 왔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가 입은 자켓은 푸른 계열의 아쿠아마린 색상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형님을 모시고 일했는데 동생이 나타났다”며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만 56세인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보다 한 살 위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말을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하셨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는 것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며 뼈있는 농담도 던졌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하면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면적과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보는 부분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된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것인지 모르겠다”며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딱 그만큼 야당의 목소리도 진심으로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할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정국을 풀 수 있는 지혜를 주면 심사숙고해서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며 “가능하다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빠르게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당분간 전국 장외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5월 임시국회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로 김관영 원내대표를 예방,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로 김관영 원내대표를 예방,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선거법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발생한 당 내홍에 대해 책임을 지고 8일 사의를 표명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국회 개헌ㆍ정치개혁특위에서 민주당 간사과 국민의당 간사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조속히 국회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는 개헌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며 “촛불 민심의 결론은 국가개혁과 정치개혁, 그중에서도 선거제 개편과 개헌”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혁과 개헌 논의를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상의해보겠다”며 “지난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굉장히 고민도 많으셨고 여러 이견 앞에 힘드셨을텐데 훗날 김 원내대표의 결단이 반드시 존중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실로 장병완 원내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실로 장병완 원내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내대표는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에게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의 길이 열리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에게는 “민주당 정치의 이상이 정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文 대통령, 전화로 당선 축하=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이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문 대통령과 통화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책임을 맡아서 고생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어려운 시기에 대표를 맡아서 저도 좀 부담이 된다. 선배들에게 의견을 구하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1시간 쯤 뒤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들고 이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님 마음이 오신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김경희ㆍ이우림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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