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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판사 66명 중 10명 징계…성창호도 포함

중앙일보 2019.05.09 17:01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비위 통보된 현직 판사 66명 가운데 10명에 대해 징계가 청구됐다. 김경수 경남지사를 1심에서 법정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도 징계 청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 부장판사는 영장 정보 유출 혐의로 기소됐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성창호 판사도 이번 징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성창호 판사도 이번 징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9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3명과 지방법원 부장판사 7명 등 현직 판사 10명에 대해 법관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5일 전ㆍ현직 법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현직 판사 66명의 비위 자료를 대법원에 통보했다. 이중엔 성 부장판사를 비롯해 검찰의 기소 명단에 오른 현직 판사 8명이 포함됐다.  
 
"징계시효 남은 34명 중 선별"…성창호도 시효 남아
대법원 관계자는 “기소된 현직 법관 8명 중 이미 징계를 받거나 징계시효(일반적으로 3년)가 지난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은 모두 징계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성 부장판사의 경우 혐의가 대부분 2016년 5~9월에 걸쳐 있어 징계 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6명 가운데 징계가 청구된 법관이 10명에 그친 것은 상당수가 징계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32명은 검찰의 비위 통보 당시 이미 징계시효가 지났었다. 법관징계법에 따르면 법관에게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징계를 청구할 수 없게 돼 있다. 대법원은 징계 시효가 남은 34명 가운데 비위 행위의 경중과 재판 독립 침해ㆍ훼손 여부 등을 고려해 징계 청구 대상 10명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10명에겐 5일 내로 징계 청구 통보가 갈 예정이다.
 
24명의 판사들은 아직 징계시효가 남아있지만 관여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번 추가 징계청구로 대법원장 취임 후 1년 반 넘게 진행하여 온 사법행정권 남용의혹과 관련한 조사 및 감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징계 청구는 없다는 얘기다.
 
"온정주의" VS "결론 나오기도 전에 징계" 어수선한 판사들
법원 내부에서는 10명의 징계 청구 기준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34명 중 3분의 2가 넘는 판사들이 징계사유조차 되지 않는다고 면책된 건데 법원이 자기 판사들에 대해 지나치게 온정적으로 대한 게 아닌가란 지적이 나온다"며 “사법행정이 깜깜이로 이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고 꼬집었다. “대법원이 초반에 손을 놓고 있던 바람에 66명 중 절반 가량은 징계 시효가 지나버렸다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법원의 징계 청구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기소된 법관들의 경우는 혐의를 부정하며 치열하게 다투겠다는 하고 있는데 현직 판사들을 무더기로 징계 청구하는 건 이미 이들이 유죄라는 심증을 재판부에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징계가 청구된 현직 판사는 모두 20명이 됐다. 지난해 5월 13명, 이날 10명으로 도합 23명에 대한 청구가 이뤄졌지만 이날 청구된 10명 중 1차 청구 인원 3명이 중복 포함돼 결국은 20명이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13명의 법관에 대해 징계를 청구해, 이 중 8명이 실제 징계를 받았다.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방창현 부장판사는 정직 처분을 받았고 법원행정처 심의관이었던 부장판사 등은 감봉과 견책 등 경징계 처분됐다. 관여 정도가 적다고 판단된 5명은 징계를 받지 않았다. 
 
추가 징계가 청구된 법관 10명도 법관 징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징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법관징계법상 판사에 대한 징계는 정직ㆍ감봉ㆍ견책만 허용되고 해임이나 파면은 불가능하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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