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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엘리트vs법조 엘리트···이인영‧나경원 극과극 통할까

중앙일보 2019.05.09 06:00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이인영 의원이 선출되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128석)과 한국당(114석)의 원내 사령탑을 맡고 있는 만큼 둘의 '케미'가 꼬인 정국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어서다. 
 
둘은 한 살 차다. 나 원내대표가 63년생으로 이 원내대표(64년생)보다 한 살 많다. 둘은 2004년 17대 국회에 동시 입성했다. 이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구로갑에서 당선됐고, 나 원내대표는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출발선은 같았으나 '선수'는 나 원내대표가 하나 더 많다. 이 원내대표가 18대 총선에서 한 차례 낙선해 3선 의원(17ㆍ19ㆍ20대)인 반면, 나 원내대표는 비례대표를 포함 서울 중구, 동작을 등에서 4선(17~20대)을 했다. 
 
여태 11년가량 의정활동을 함께했지만 둘 사이 개인적인 인연은 그다지 깊지 않다. 국회 상임위를 같이 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지난 4·3 재보선 때 통영 지원 유세를 마친 뒤 이인영 원내대표와 서울행 비행기를 함께 탄 적이 있다”며 “대합실에서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인사 나누는 정도로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물론 인연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의원 연구단체 ‘한반도경제전략연구회’에 가입했고, 지난해 개헌 논의 과정에서도 헌정특위에 함께 몸담은 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극적으로 갈리는 건 정치권 입문 전 둘의 궤적이다. 이 원내대표의 삶은 ‘운동권 엘리트’로 요약된다. 1983년 고려대 국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87년 6월 항쟁을 주도했고, 6.29 선언 직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결성을 이끌어 초대 회장까지 맡았다. 전대협 '맏형'으로 불리는 이유다. 90년대에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서 일하다 정치권으로 왔다. 
 
나 원내대표는 같은 기간 ‘법조 엘리트’였다. 서울대 법학과(82학번)를 나와 사법시험 합격(1992년) 후 2000년대 초반까지 판사생활을 했다. 2002년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의 여성특보를 맡으며 정치를 시작했다.
 
이 원내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공개 저격한 적도 있다. 나 원내대표가 3월 교섭단체연설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이 원내대표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학대한 나치보다 더 심하다”며 비난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1억 피부과 논란’이 일었을 때는 “나 후보는 대한민국 0.1%의 기득권, 특권 부유의 향유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상반된 이력 탓에 정치권에서는 “경력도 세계관도 너무 달라 접점을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원내대표 체제의 민주당이라면 청와대 입김으로부터는 좀 자유롭지 않겠나”며 일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패스트트랙 등에 대한 그쪽(민주당) 입장이 중요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함께 내세웠다. 
 
한국당 관계자는 “극과 극은 통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둘 사이에 별다른 인연이 없기에 그만큼 '선입견'도 없을 수 있다. 의외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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