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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자료 제출 늦어져…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15일로 연기”

중앙일보 2019.05.09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공정위는 당초 9일로 예정했던 2019년도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지정을 15일로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한진그룹이 정부에 “동일인(총수)을 지정하지 못했다”고 통보하며 이날까지 자료를 내지 않자 공정거래법상 정한 최종 기한(15일)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그룹 측 “총수 아직 못 정했다” 통보
조원태 승계 관련 3남매 갈등설도

공정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대기업 집단 지정 관련 자료를 제출하긴 했지만, 동일인 변경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며 “한진이 ‘기존 동일인인 조양호 회장이 작고한 뒤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한진에 대해 지정 일자까지 자료를 제출해 동일인 지정에 차질이 빚지 않도록 독려했다고 밝혔다. 또 한진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직권으로 동일인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8일 숨진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언은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였다. 같은 달 24일 고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한진칼 회장으로 선임되고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비쳤다.  
 
한진은 당시 “고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 내부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인 지정 자료에 상속세 납부 계획 등도 밝혀야 하는 만큼 3남매가 상속 문제를 아직 정리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되도록 빨리 제출하겠다고 답이 왔다”고 말했다. 한진 관계자도 “공정위에 제출할 서류 준비가 늦어져 못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진에어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한진칼은 고 조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17.84%)을, 조원태 회장(2.34%)과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가 각각 3% 미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 조 회장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두 자매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경영권 확보가 불투명하다. 2000억 원대로 추산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분을 14.98%까지 늘리며 경영권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세종=김기환 기자, 곽재민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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