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북한 비핵화전략 수정중…대북 식량지원이 돌파구”

중앙일보 2019.05.08 17:36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지역회의 주관 ‘4·27 1주년 성과와 의미 및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추진전략’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발언 중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사진 민주평통]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지역회의 주관 ‘4·27 1주년 성과와 의미 및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추진전략’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발언 중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사진 민주평통]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이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지렛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통 특별강연서 문재인 대통령 중재역 강조

이 전 장관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지역회의가 주관한 ‘4·27 1주년 성과와 의미 및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추진전략’을 주제로 마련한 특별강연에서 “북한은 미국이 경제 제재를 아무리 강화한다해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화 교착 상황에서 중재력을 마련하는데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대북 인도적 지원 현황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정부가 협력을 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in34@yna.co.kr (끝)

[그래픽] 대북 인도적 지원 현황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정부가 협력을 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in34@yna.co.kr (끝)

이 전 장관은 “북한은 (2월말 베트남)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대 경제제재 완화’ 전략에서 ‘비핵화 대 체제 안전보장’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경제 제재 완화에 매달리는 모습을 노출했고, 미국이 이를 약점 삼아 북한을 옥죄려하자 대북제재 해제를 추진하던 전략을 수정해 비핵화의 상응조치로 체제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2일 북한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체제 안전보장 문제를 꺼내는 순간 비핵화 협상은 어려워지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지난 30년 간 북핵 문제가 풀리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핵화 대 경제제재 완화 구도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문 대통령과 정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대북 식량지원이 북한을 설득하는 데 정부에 최소한의 영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외교를 비판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외교를 비판했다. / 사진:연합뉴스

 
또 지난해 평창올림픽과 4·27 판문점 공동선언 등 남북관계가 한 걸음 먼저 내딛은 후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점을 언급하며 “남북관계가 한·미보다 앞서가지 말라”는 미국 정부의 태도는 '놀부심보'라고도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한·미 관계 때문에 정부가 북한과 경제협력 등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보니 남북관계도 후퇴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계기로 북한을 설득할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선 “북한의 군사행위에 대해 우리 군이 당연히 국방태세를 갖춰야 하지만 사회적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 발사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통상 (발사체 실험이)군사 훈련 범위 내에 있을 경우 과거에도 문제삼지 않았다”며 “다만 김 위원장이 지난해 경제 올인으로 거의 (군사훈련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한 걸 두고 변화가 있는건지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1년 반 전만해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하던 데서 이를 중단한 것이 의미가 있으며, 한반도에서 위험 원천이 상당 부분 제거된 것이라면서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문재인정부에선 대통령 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을 역임했다. 지난해 4·27 1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했다. 
 
이날 강연에 앞서 이세웅 민주평통 서울부의장은 인사말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민주평통 자문위원님들이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앞으로 더 많이 조언하고 자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