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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개 죽었다고 바로 새 반려견 입양? 그건 아니죠

중앙일보 2019.05.08 13:00
[더,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25)
반려동물도 여러가지 이유로 언젠가는 보호자의 품을 떠나게 된다. 보호자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잃고 난 후 슬픔과 상실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겪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연합뉴스]

반려동물도 여러가지 이유로 언젠가는 보호자의 품을 떠나게 된다. 보호자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잃고 난 후 슬픔과 상실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겪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연합뉴스]

 
반려동물도 인간과 같이 노령이 되거나 질병에 시달리거나 사고를 당하는 등의 이유로 언젠가는 보호자의 품을 떠나게 된다. 이 때문에 보호자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잃고 난 후 슬픔과 상실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겪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동물의 건강에 관해서는 보호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겠지만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후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주치수의사이다. 어떤 이유라도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면 고통받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동물에게 좀 더 안정되고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상의하여 적절한 조처를 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보호자들은 자칫하면 그동안 반려동물과 행복했던 시간은 잊고 현재의 고통만을 생각하기 쉽다. 현재는 힘들지만 그동안 함께했던 즐거운 시간을 가족과 함께 기억하며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질병으로 인하여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면 질병에 따라 마지막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수의사와 상담하여 마지막 순간이 어떠한 모습일지를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죽음이 임박하였을 때 급박하게 동물병원으로 이송하기보다는 집에서 편히 대처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가정에서 사망할 경우에는 임의로 처분하지 말고 정식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에 의뢰하여 장례를 치를 것을 권한다. 사진은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의 모습. [중앙포토]

반려동물이 가정에서 사망할 경우에는 임의로 처분하지 말고 정식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에 의뢰하여 장례를 치를 것을 권한다. 사진은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의 모습. [중앙포토]

 
반려동물이 가정에서 사망할 경우에는 임의로 처분하지 말고 정식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에 의뢰하여 장례를 치를 것을 권한다. 그동안 가족의 일원으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 것에 대한 보답이 되고 어린이에게는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 줄 수 있다.
 
가족처럼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은 뒤에 극심한 상실감과 스트레스로 인하여 겪는 병리 현상을 펫 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 한다. 이는 보호자로서 그간 더 잘 돌보지 못해서 죽었을 것이라는 죄책감과 아쉬움, 동물의 죽음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생각과 태도, 반려동물이 사망한 원인이 되는 질병이나 사고에 대한 막연한 분노, 슬픔과 허전함의 결과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우울증 수면장애 무기력증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죽었을 경우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이야기하는 학자도 있다. 반려동물을 잃은 보호자가 2~3개월이 지나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면증과 우울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다면 꼭 의사와 상담하여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지인들과 대화를 하여 슬픔을 표현하고 나누며 조언을 구하는 것도 극복하는 방법이 된다.
 
반려동물을 잊으려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반려동물이 사용하던 물건을 서서히 정리하고 기억할 수 있는 기념물을 통해 위로를 받고 즐거웠던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을 잊으려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사진은 한 반려동물 납골당에서 반려견을 잃은 보호자가 반려견의 유골함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김현동 기자

반려동물을 잊으려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사진은 한 반려동물 납골당에서 반려견을 잃은 보호자가 반려견의 유골함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김현동 기자

 
반려동물은 대부분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동거하던 반려동물들도 동료의 죽음에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구석에 들어가서 잘 움직이지 않거나 보호자에게 과도한 애착을 가지며 따라다니는 등 다양한 행동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분리불안’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행동 이상의 경우에는 수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르던 반려동물을 잃은 후 새로운 반려동물을 성급하게 입양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을 때 바로 새 반려동물을 들이면 어린이가 죽음이나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으며 때로는 쉽게 바꿀 수 있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기르던 반려동물과 같은 품종이나 성별의 동물을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떠난 동물에 대한 그리움으로 상심을 더 할 수 있으며, 이전의 동물과 행동이나 성품이 다를 경우는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하여 신중히 선택해야 하지만 이별의 과정을 잘 정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의 생체시계가 사람보다 다섯 배 빠르게 흘러가서 이별의 아픔은 있지만, 반려동물과 같이 생활했기에 다섯 배는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만족해하는 보호자의 태도가 떠난 반려동물에게 주는 최대의 보답이고 스스로 위안이 되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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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식 신남식 서울대 명예교수·(주)이레본 기술고문 필진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 동물원장과 수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이 넘고,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동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동물의 선택, 보호자의 자격, 예절교육, 식사, 위생관리, 건강관리 등 입양에서 이별까지의 과정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보고 사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려동물의 세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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