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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조직 지켰고 심재철 배신"…유시민 편든 서울대 선배

중앙일보 2019.05.08 12:58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진술서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같은 시기 서울대를 다녔던 선배와 동기들이 잇따라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유기홍 "비밀조직 지도부였지만 내 신분 안 드러나"   
당시 서울대 비밀조직 지도부였다는 유기홍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의 봄 당시 두 사람(유시민·심재철)이 대의원회 의장과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되는 선거 관리를 맡고, 과도정부 역할을 담당했던 '서울대 학생회 부활추진위원회' 총무위원장을 맡아 당시 상황을 잘 안다"며 운을 뗐다. 유 전 의원은 77학번으로 심 의원과 동기이고 유 이사장에게는 선배다.
 
유기홍 전 의원. [중앙포토]

유기홍 전 의원. [중앙포토]

유 전 의원은 심 의원에게 "한때 친구였던 자네가 크게 헛발질을 했다"며 "자네의 증언이 이해찬 선배 등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엮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의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에 대해서는 '비밀 조직을 잘 지켰다'고 옹호했다. 유 전 의원은 "나도 합동수사본부로 끌려갔지만, 당시 비공개 지도부 '무림'의 일원이었던 내 신분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유 이사장이 조사받으며 총학생회장인 자네(심 의원)가 아니라 비공개 지도부를 실토했어야 한다는 말인가. 유시민은 조직을 지켰고 심재철 검거 이후 소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조작이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한인섭 "당시 진술서, 신군부 프레임에 맞춰져"
서울대 법학과 77학번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 의원이 공방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당시 진술서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 교수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은 어마어마한 고문과 장기불법구금을 자행했다. 그때의 자술서는 강제타술서로, 자발성이 없다"며 "유시민과 심재철의 강제타술서에서 마뜩잖은 몇 줄을 찾아낸다 해도, 그건 고초·고문의 정황증거이지, 그들이 밀고자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유 이사장의 자술서로 인해 서울대 조직의 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는 심 의원의 주장도 반박했다. 한 교수는 "자술서를 어떻게 썼든, 당시 학생, 정치, 재야운동의 동향은 전두환 군부의 정보망에 이미 다 들어 있었다"며 "자술서대로 사건 윤곽을 잡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군부가 짠 프레임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한인섭 서울대 교수.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한 교수는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학보사 기자로, 유 이사장과 심 의원의 활동을 가까이서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둘 다 극도의 폭력과 위축감 속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려 애썼다고 본다"며 "둘 다 훌륭했고, 멋있었고, 닥쳐올 고난의 불안 속에서도 각오하고 임한 학생 리더였다"고 덧붙였다.
 
양민호 "둘 다 아끼던 후배들…이후 행적이 중요" 
서울대 동양사학과 75학번 양민호 한반도광물자원연구센터 이사장도 3일 페이스북에 "두 사람 모두 내가 젊은 시절 아끼던 후배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당시 수사기관 진술서를 갖고 누가 옳고 그르다는 식으로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사 당시 고문에 못 이겨 본의 아니게 진술을 강요당한 자들이라도 그 이후 올바른 행동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제하며 "심재철은 이미 오래전에 민주화 동지들을 배신한 정치인이다. 반면 유 이사장은 시종일관 민주진보 진영의 우군으로 활동해왔다. 심재철이 1980년대 초 어떻게 MBC 기자로 입사했는지 그것부터 미스터리"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유기홍 주장에 "명백한 허위사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심 의원은 이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이 비공개 지도부였던 자신의 이름을 불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시민이 조직을 지켰다며 감싸는 것은 당시 학생운동 학우들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공개지도부뿐만 아니라 77명을 진술해 이 중 18명이 곧바로 지명수배됐다. 그러고 나서 자신은 검찰 측 참고인 진술 후 불기소 처분을 받아 풀려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조작의 완성에 기여한 바가 없으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당시 판결문에 증거의 요지로 기록된 것은 유시민이다. 유시민은 본 의원의 공소사실과 서울대 폭력시위를 입증해 판결문에 인용된 유일한 서울대 재학생이었다. 유시민 지키기에 나선 민주당 측 의원들의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이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조사받을 당시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 '동지들을 밀고했다'고 주장해왔다. 유 이사장은 "비밀조직을 잘 지켰다"고 맞섰다.  
 
심 의원은 6일 유 이사장과 자신이 쓴 진술서의 원본을 PDF 파일 형식으로 공개하며 "유 이사장의 6월 11일 진술서로 행적이 밝혀진 77명의 학우 가운데 미체포된 18명이 6월 17일 지명수배됐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이에 대해 "진술서는 모두 창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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