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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봄 황사···미세먼지 없는 파란하늘 되찾은 까닭

중앙일보 2019.05.08 11:37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육청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다. [뉴시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육청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다. [뉴시스]

3월까지 최악의 수준을 보였던 미세먼지가 지난달부터 개선되면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8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으로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22㎍(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보통(16~3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 9㎍/㎥로 ‘좋음(~15㎍/㎥)’ 수준의 쾌청한 하늘을 보이고 있다.
 
앞서 6일과 7일에도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10㎍/㎥와 17㎍/㎥를 기록했다. 좋음 기준에 가까운 깨끗한 하늘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은 올해 초만 해도 2015년 초미세먼지를 공식 관측한 이래 최악의 농도를 기록했다. 1월과 2월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37.6㎍/㎥와 35.4㎍/㎥로 ‘나쁨(36~75㎍/㎥) 기준을 초과했고, 3월에는 44.6㎍/㎥로 정점을 찍었다.
 
나쁨일 수 역시 11일(1월), 12일(2월), 13일(3월)을 기록했다. 사흘에 하루꼴로 고농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4월이 되자 초미세먼지 농도는 20.6㎍/㎥로 뚝 떨어졌다. 나쁨일 수 역시 3일에 그쳤다. 5월에도 고농도가 발생한 어린이날 연휴 이틀(4~5일)을 제외하면 보통 이하의 농도를 유지했다. 
 
서울 황사 관측 ‘0’…한국 비껴가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다. [뉴시스]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다. [뉴시스]

이렇게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된 건 봄철마다 기승을 부렸던 황사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황사는 미세먼지(PM10) 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초미세먼지(PM2.5) 농도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는 단 하루도 황사가 관측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5월까지 서울에서 황사가 관측되지 않은 건 2012년 한 번뿐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올해 전국 평균 황사 일수 역시 이날까지 0.4일을 기록했다. 아직 5월이 끝나지 않았지만, 평년값(5.7일, 1981~2010년)보다 확연하게 황사 발생이 줄었다.
 
기상청은 당초 올 봄철 황사 발생일수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황사가 국내로 오지 않고 대부분 중국 만주나 북한을 지나가면서 예측이 빗나갔다.
 
이상삼 국립기상과학원 환경기상연구과 연구관은 “몽골이나 중국 북부 등 황사 발원 지역이 평상시보다 더 건조했지만, 지표면의 먼지를 공기 중으로 띄우는 강한 상승기류가 드물어서 발생 자체가 적었다”며 “발생한 황사도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오지 않고 북쪽으로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국외 유입→대기 정체’ 고농도 패턴 깨져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씨를 보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씨를 보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패턴이 깨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고농도 현상은 ‘국외 유입→대기 정체’의 패턴에 따라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한 이후 대기가 정체되면서 국내 미세먼지와 섞여 농도가 치솟는 것이다. 
 
3월 초에도 이동성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뒤에 고기압이 국내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하면서 최악의 고농도 현상이 장기간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봄철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순환하면서 대기 흐름이 원활해졌다.
 
여기에 여름으로 갈수록 중국발 미세먼지를 실어오는 북서풍 대신 남서기류가 점차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공기가 유입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이동이 원활하다 보니 미세먼지가 발생해도 강도나 지속시간이 예전보다 짧아졌다”며 “10일쯤 농도가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은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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