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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1년 6개월 지났지만 아직 고통…특별법 시급”

중앙일보 2019.05.08 00:23 종합 18면 지면보기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 피해 주민에 대한 신속한 배상과 지역 재건“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2일 시민 3만 명이 모인 도심 집회에서 삭발도 했다. [사진 포항시]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 피해 주민에 대한 신속한 배상과 지역 재건“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2일 시민 3만 명이 모인 도심 집회에서 삭발도 했다.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는 올해 시(市) 승격 70주년을 맞았다. 1914년 옛 연일읍 북면과 흥해읍 동산면 일부를 합병해 ‘포항면’으로 시작, 31년 ‘포항읍’으로, 다시 49년 8월 15일 ‘포항시’로 승격해 올해로 70년째다.
 
이렇게 경사스러운 해, 시 승격 70주년을 축하하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기념 사업을 하기에도 바쁠 시기다. 하지만 지금 포항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달 이강덕(57·자유한국당) 포항시장이 삭발을 하고 시민 3만 명이 도심에서 유례 없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최근엔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가 항의 집회를 하기도 했다.
 
이는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탓이다. 1년 6개월 전 일어난 강진의 여파가 시 승격 70주년의 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특히 3월 ‘지열발전소가 11·15 포항 지진을 촉발했다’는 내용의 정부 조사단의 연구 결과 발표 이후 새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포항시는 정부에 피해 주민들에 대한 배상과 지역 재건을 촉구하고 있다. 이른바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이 핵심이다. 이강덕 시장을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지진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나.
“당시 지진 피해가 난 주택이 모두 5만5095가구였다. 자연재해 기준으로 846억원이 지원됐다. 현실과 맞지 않게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진의 직·간접적 피해가 33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 부동산 가치 하락, 인구 유출과 관광객 감소 등 유·무형의 피해를 포함하면 13조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시민들은 아직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각에서 지열발전소가 원인이라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정부조사연구단이 지진 발생 만 1년 4개월 만에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11·15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란 결론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포항시가 ‘안전도시’였던 것이 거듭 증명됐단 점에서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조속히 ‘지열발전 안전성 확보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는데.
“신속한 보상과 지역 재건을 위한 종합적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신속한 피해 구제와 이재민의 주거 안정 ▶건물 복구와 범정부 주도 특별도시재생 사업 ▶지열발전소 폐쇄와 안전성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지진방재인프라 조성 등이 포함돼야 한다.”
 
 최근 3만명이 모인 집회에서 삭발을 한 이유는.
“인위적인 유발지진이라는 조사 결과에 모든 시민이 분노해 유례 없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일선 단체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시민들께 송구스런 마음이다.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자 삭발을 단행했다.”
 
 올해가 시 승격 70주년이다. ‘지진도시’ 오명을 벗고 도약하기 위한 계획은.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도시재건자문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매년 11월 15일을 ‘포항 안전의 날’로 정하는 조례도 계획 중이다.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기반으로 ‘2019 포항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포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호기가 되도록 힘을 모아 주길 부탁드린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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