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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사라진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 제자리걸음 왜

중앙일보 2019.05.08 00:22 종합 18면 지면보기
1979년 사라지기 전 동백정 해수욕장. [사진 서천군]

1979년 사라지기 전 동백정 해수욕장. [사진 서천군]

40년 전 사라진 충남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을 놓고 충남 서천군과 한국중부발전(중부발전)이 갈등하고 있다. 서천군은 “중부발전이 복원하기로 약속한 지 7년이 됐는데도 진정성 있는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부발전은 “서천군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7일 서천군에 따르면 서천군과 중부발전은 2012년 10월 서면 마량리에 있는 서천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그 자리에 해수욕장을 복원하기로 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또 양 기관이 협의해 300실 규모의 리조트 시설, 마리나 선착장, 전망대(짚라인),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해수욕장 복원 사업 등은 2023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사라진 해수욕장을 복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중부발전은 기존 서천화력발전소 대신 인근에 1009㎿급 신서천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신서천화력발전소는 2016년 7월 착공했으며 2020년 3월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발전소는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됐다.
 
서천군의회가 지난 4월 28일 해수욕장 복원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서천군]

서천군의회가 지난 4월 28일 해수욕장 복원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서천군]

서천군은 “중부발전이 새 화력발전소를 거의 다 지었는데도 구체적인 해수욕장 복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서천군 관계자는 “해수욕장 복원 약속 이행을 위해 필요한 10가지 내용을 담아 이행 약속을 해달라고 촉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신서천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중부발전측의 해수욕장 복원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에서 서천군은 해수욕장 해안선 길이를 500m로 하고 해수욕장의 폭은 최소 100m, 백사장 높이는 8m로 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조사를 한 다음 오는 7월까지 복원계획을 서천군에 제출해달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중부발전은 “해양조사 등을 포함해 복원 개념 방안 수립을 위한 용역을 곧 시행할 예정”이라며 “서천군과 체결한 이행협약은 용역 결과에 따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며 성공적인 해수욕장 복원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중부발전은 이런 내용이 담긴 공문을 최근 서천군에 전달했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중부발전이 구체적인 협약 이행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사 중지 요청하고 군에서 가능한 행정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서천군의회도 최근 이행협약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1979년 화력발전소 건설로 사라진 동백정 해수욕장은 인근 동백나무숲이 있는 동백정(冬柏亭)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냈던 곳이다. 동백정 남쪽에 있던 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물이 깨끗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유명했다. 서천 향토사학자 유승광씨는 “동백정 해수욕장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70년대에는 대천해수욕장, 학암포(태안)해수욕장 다음으로 충남에서 피서객이 많이 몰리던 곳”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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