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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택시 4만대 서울시내 달린다…“올 3000대 우선 도입”

중앙일보 2019.05.08 00:20 종합 18면 지면보기
하늘색 외관으로 ‘도로 위의 스머프’라 불리는 서울 전기택시가 올해 3000대 추가 도입된다. 새 전기택시는 기존 하늘색 외에 꽃담황토색이나 은색·흰색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중앙포토]

하늘색 외관으로 ‘도로 위의 스머프’라 불리는 서울 전기택시가 올해 3000대 추가 도입된다. 새 전기택시는 기존 하늘색 외에 꽃담황토색이나 은색·흰색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중앙포토]

서울시는 7일 전기택시를 올해 안에 3000대 추가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8000대를 더 늘린다. 2025년까지 4만대를 전기택시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서울의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총 7만2000대 가운데 전기택시는 150대다.
 

현재 150대 → 2025년 4만대 증차
배터리·실내공간 문제 해결 위해
차종 니로·볼트 등으로 변경키로
급속충전기 등 인프라 아직 부족

전기택시를 도입하려는 주된 이유는 환경보호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하루에 360㎞를 주행하는 LPG 택시를 전기택시로 교체하면 1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1.2t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시는 일반 자가용에 비해 운행거리가 2배가 넘는다. 자가용보다 택시를 전기차로 바꾸는 게 환경보호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법인택시 사업자나 개인택시 차주가 기존 택시를 전기택시로 바꿀 경우 대당 18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같은 서울시의 전기택시 도입 움직임에 대해 당사자인 택시 기사들은 우려를 표한다. 개인택시로 전기차인 SM3 Z.E를 몰고 있는 택시기사 이모(70·서울 구로구)씨는 “LPG 택시는 3~5분 충전하면 500㎞ 정도 달리는 데, 전기택시는 한번 급속 충전하는데 30~50분 걸리고 겨우 200㎞ 정도 간다”면서 “배터리 용량이 작아 운행하면서 항상 불안하고 수입에도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급속이 아닌 완속 충전에는 9시간 이상 걸린다.
 
현재 서울의 전기택시 기종은 SM3 Z.E(르노삼성차)와 코나EV(현대기아차) 두 가지다. 1회 완충시 주행거리는 코나EV가 406㎞, SM3 Z.E가 213㎞ 정도다. SM3 Z.E의 경우 택시의 1일 운행 거리인 360㎞를 다니려면 영업 중에 충전소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에어컨과 히터를 가동해야 해 운행거리가 더욱 짧아진다.
 
일부 승객도 불편을 호소했다. 전기택시를 타본 적이 있다는 조수연(42·서울 목동)씨는 “작년 겨울 무심코 전기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히터를 약하게 틀어 차 안이 싸늘했다”면서 “히터 좀 세게 틀어달라고 하자 ‘배터리가 부족해서 안된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성중기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은 “서울시가 전기택시 150대를 시범운영하면서 배터리 성능 문제,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을 인지하고도 3000대를 늘리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올해 도입하는 전기택시는 차종을 변경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우선 팀장은 “SM3 Z.E는 배터리 용량이 작고, 코나EV는 내부 공간이 좁다는 민원이 많았다”면서 “새로 도입할 전기택시는 기존 차량과 다른 차종을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택시조합은 이달 15일까지 자동차업계로부터 전기택시 차종에 대한 제안서를 받는다. 이중 2~3개 모델이 정해지면, 개인·법인택시 사업자가 선택 구매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니로(현대기아차), 볼트(한국지엠), 리프(한국닛산) 등이 경쟁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충전기도 늘린다. 오준식 서울시 그린카인프라팀장은 “현재 서울 전역에 공용 급속충전기가 428기 있다. 올해 안에 144기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년까지 공용급속 충전기는 1500기, 완속충전기는 1580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법인택시 차고지, 주유소, 기사식당 위주로 충전기를 추가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택시의 경우 전기택시를 구매하면 완속충전기를 무상으로 준다. 대당 130만원인데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서 전액 지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교수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전기택시를 지금의 20배로 늘리는 것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인프라(충전시설)를 어느정도 갖춘 뒤에 전기택시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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