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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클래식 콘서트 만들다

중앙일보 2019.05.08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제10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문화예술부문 손열음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평창 대관령 음악제 감독 맡아
기획·섭외·해설·연주 1인 4역
“인문학·모험심 접목해 젊고 신선”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세계에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이홍구 전 총리,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았다. 이홍구 심사위원장은 “기성세대의 과거 업적을 포상하는 기존 상들과 차별화해 인류 문명의 변혁기에 젊은 세대의 미래 가능성을 격려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프랑스·스위스·터키·미국… 최근 1년간 피아니스트 손열음(33)이 연주 여행을 다닌 곳들이다. 그가 세계적인 연주자일 뿐만 아니라 음악제 기획자, TV프로그램 진행자, 문필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하루 24시간도 충분할까 싶다. 잠자는 시간도 줄이고 있다는 그는 유민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 소식에, 간신히 시간을 쪼개 잠시 귀국했다.
 
문화예술부문 손열음

문화예술부문 손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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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을 잃지 않고 자랄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그는 귀국 전 독일 하노버에서 보낸 e메일에서 이렇게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성장 과정에서 창조의 영감을 얻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그가 지난해 대관령 음악제 최연소 예술감독이 되어 가장 먼저 손을 본 곳도 학생을 위한 아카데미였으리라. 거장으로부터 레슨을 받는 기존의 마스터클래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문학 교실을  만들어 학생들이 음악가로서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한 것이다.
 
물론 손열음의 본업은 피아니스트다. 그는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2009년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우승하고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주요 상들을 휩쓸어 주목을 받았다. 생기 넘치고 힘찬 연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창조인으로서의 진가가 더욱 드러난 것은 지난해 3월 정명화·정경화에 이어 평창 대관령 음악제의 예술감독이 되면서였다. 어린 나이에 무거운 직책을 맡아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여름과 겨울 대관령 음악제를 치르고 나니, 대한민국에 필요한 젊고 신선한 대표 클래식 콘서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그를 추천한 인사들은 “풍부한 인문학 소양과 모험심으로 클래식 음악과 예술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손열음은 예술감독으로서 프로그램 기획과 예술가 섭외는 물론, 피아니스트로서 직접 연주도 하고 프로그램북에 들어갈 곡 해설도 직접 써서 관객들에게서 “소장하고 싶은 프로그램북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글쓰기는 손 감독이 “손으로 하는 일 중에 피아노 치는 것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음악은 예술 분야에서 가장 추상적인 개념이고 반대로 글은 가장 이성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는 분야여서 상호보완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손 감독은 지난해 7월부터 MBC TV 의 ‘TV 예술 무대’의 진행자도 맡았다. 앞서 6월에는 세계적 권위의 이탈리아 ‘제62회 부조니 국제피아노콩쿠르’ 예선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이 음악제를 더 창의적으로 기획하고 홍보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음악제의 지향점은 한 예술가의 그것과도 닮아 있다”며 “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더 좋고 나쁘고를 떠나 유일무이한 고유의 색깔을 자리 잡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열음 (1986년생)
▶한국예술종합학교-하노버국립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2009년 반클라이번 콩쿠르 준우승.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피아노콩쿠르 준우승 ▶2015년 5월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발간 ▶2018년 평창 대관령 음악제 예술감독 

 
임승혜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shar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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