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제주시 조천읍 돌문화공원에서 남편 최재영(67) 씨와 부부사진전을 앞둔 김미희(64) 씨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사진을 싫어하던 김 씨는 어쩌다 사진전까지 열게 됐을까?
![부부사진전이 열리는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 최재영, 김미희 부부가 전시작품들과 함께 섰다.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efe69e9a-13b5-41d5-a5d1-c23baca713b2.jpg)
부부사진전이 열리는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 최재영, 김미희 부부가 전시작품들과 함께 섰다. [사진 최재영]
![제주 자택의 최재영, 김미희 부부.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de91bdc4-98e6-42e2-897d-8711cd208ebb.jpg)
제주 자택의 최재영, 김미희 부부. [사진 최재영]
하지만 지금 김 씨에게 남편은 최고의 사진 선생님이 됐고, 사진기는 보물 1호가 됐다. 이들 부부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백남준 굿' 사진 앞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와 함께 한 최재영 씨.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1b6a902b-e2dc-4abd-876a-7f29db7bfb26.jpg)
'백남준 굿' 사진 앞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와 함께 한 최재영 씨. [사진 최재영]
![2012년 두 번째 개인전인 '대한민국 대통령의 빛과 그림자' 전시장의 최재영 씨.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b7f8429c-7ad7-4ab9-8293-b6c4848c56ca.jpg)
2012년 두 번째 개인전인 '대한민국 대통령의 빛과 그림자' 전시장의 최재영 씨. [사진 최재영]
![제주 오라동 메밀축제장에서 최재영, 김미희 부부.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bc3376ca-ead4-47ae-afe7-76b6851cb2da.jpg)
제주 오라동 메밀축제장에서 최재영, 김미희 부부. [사진 김미희]
![지난 2016년 작품활동 중인 김미희 씨.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322423d4-4b93-4c46-a5fc-ea70638f38c6.jpg)
지난 2016년 작품활동 중인 김미희 씨. [사진 김미희]
최 씨는 "제주에 내려온 뒤 가장 큰 변화는 모든 걸 부부가 함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살았으면 차도 2대고, 친구들도 다르니 서로 따로따로 지냈을 것 같아요. 여기 내려온 후부터는 모든 걸 함께 해요. 차도 1대니까 늘 같이 다니죠", "사진도 그러다가 시작하게 됐어요"
![최재영, 김미희 부부의 자택 전경.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fc7dcbcd-4345-48a3-a259-d8db4c80ee80.jpg)
최재영, 김미희 부부의 자택 전경. [사진 김미희]
"아무거나 찍어봐, 찍다 보면 뭔가 발견하지 않겠어? 이쁜 거 찍어, 꽃 같은 거"
그렇게 김 씨의 손에 사진기가 들어왔고, 집 앞마당에 핀 꽃들을 찍기 시작했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시작한 사진인데 찍을수록 더 잘 찍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500장씩 찍었어요. 그리고 바로 남편에게 평가를 받았죠. 그래서 사진 실력이 금세 늘어난 것 같기도 해요"
![제주에 내려간 뒤 단체전에 참여한 최재영 씨가 부인 김미희 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a80f3b61-4990-43db-96d2-8e06ae760b41.jpg)
제주에 내려간 뒤 단체전에 참여한 최재영 씨가 부인 김미희 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미희]
![우주, 빛방울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1aaac06d-7485-4f36-8dbc-42468325809d.jpg)
우주, 빛방울 [사진 김미희]
![우주, 빛방울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ffc1c525-7dc0-4ab7-9f06-575ead3e8b8a.jpg)
우주, 빛방울 [사진 김미희]
"지난해 4월에 처음 찍은 거로 기억해요. 내가 찍어놓고도 생각지도 못한 사진이 나와서 온몸에 전율을 느낄 정도였어요. 사진으로 이슬이 이렇게 표현이 되는구나. 정말 신기했죠" 김 씨는 처음 '빛방울'을 발견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남편 최 씨도 아내의 사진을 보고는 "정말 깜짝 놀랐죠. 빛이 쪼개지는 모습이 생기는데 육안으로는 절대 못 보는 장면이거든요. 아내의 사진 실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한 걸 느꼈죠. 물론 뽀뽀를 마구 해달라고 했습니다"
![제주돌문화공원.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5e63a8e9-a879-4d94-a213-f3b0b6c99317.jpg)
제주돌문화공원. [사진 최재영]
![제주돌문화공원.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47235b17-92ab-44fb-883f-04e734cd8e24.jpg)
제주돌문화공원. [사진 최재영]
그러던 어느 날, 최 씨의 집에 방문한 백 원장이 아내 김 씨의 '빛방울' 사진을 보게 됐다. 한눈에 범상한 사진이 아님을 알아본 백 원장은 그 자리에서 최 씨 개인전으로 예정된 전시를 부부사진전으로 하자고 제안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30년 넘게 각자의 영역에서 삶을 살아왔던 부부가 제주에 정착한 지 5년, 결혼한 지 41년 만에 제주의 탄생과 생명을 시각화한 사진으로 함께 전시를 열게 됐다.
![전시를 앞두고 테스트 프린트를 살펴보고 있는 최재영 씨. [사진 최재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72a402db-1225-401b-90e8-fa0b0169076d.jpg)
전시를 앞두고 테스트 프린트를 살펴보고 있는 최재영 씨. [사진 최재영]
아내 김 씨는 “아침 햇살이 이슬 위에 내릴 때 찬란한 빛의 세계를 보았고, 추위가 내린 새벽에 깜짝 나타나는 서릿발에서 무엇보다 힘찬 에너지를 보았다”며 “아름다운 빛과 피사체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인 거 같다. 제주와 사진으로 우리의 삶도 다시 태어났다. 인생의 동반자에서 사진의 동반자로 살아갑시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최재영, 김미희 부부사진전 포스터. [사진 김미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7/e4f39b59-e718-4768-ba8a-a714e224f95b.jpg)
최재영, 김미희 부부사진전 포스터. [사진 김미희]
"제주와 사진은 우리 부부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개인전이든, 부부사진전이든 계속 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남편 최 씨는 "그동안 돌문화공원에만 매달려 있었다. 이제 제주의 곳곳에 숨은 돌들에 눈을 돌려보려 한다. 제주도 돌사진작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내 김 씨는 "물방울이 빛방울로 변했듯, 빛방울이 또 어떤 것으로 변화할지 지켜보고 싶다. 다른 소재를 찾기보다 빛방울 사진을 더 발전시켜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