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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전유성 찾아 남원으로 '삼고초려' 한 청도군 왜?

중앙일보 2019.05.07 11:38
개그맨 전유성씨. [중앙포토]

개그맨 전유성씨. [중앙포토]

경북 청도군 간부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이 지난 3월과 4월, 이달 초까지 전북 남원시를 잇달아 찾았다. 자치단체 간 사업이나 관광 정책 교류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그맨 전유성(70)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3월엔 청도군 사무관이, 4월엔 청도군 부군수가, 이달 초엔 전씨의 청도군 지인들이 그를 찾았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 번 찾아가 군사로 초빙한 데서 유래된 '삼고초려'를 한 셈이다. 
 

청도군, 남원시 여러번 찾아 전유성씨 만나
개나소나 콘서트 올해 열기 위해 설득 나서
전씨, 청도군청 간부들에게 거절의사 밝혀
청도, 개나소나 대신 반려동물 콘서트 계획

전씨는 지난해 9월 "섭섭하다"며 2007년부터 터를 잡고 살던 청도군을 떠나 남원시로 이사했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도? '청바지' 입기도 싫다"고 할 정도로 섭섭함을 표했었다. 
 
이렇게 섭섭해하며 지역을 떠난 전씨를 청도군이 다시 찾아간 이유는 '개나소나 콘서트' 때문이다. 개나소나 콘서트는 전씨가 2009년부터 상표권을 등록, 지난해 8월까지 10년간 청도에서 열어온 이색 음악회다. 그가 청도를 떠나면서, 당장 올해부터 개나소나 콘서트를 열지 못할 상황에 부닥치면서다. 
활짝 웃는 전유성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쑈쑈쑈'를 앞둔 개그맨 전유성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4.8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활짝 웃는 전유성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쑈쑈쑈'를 앞둔 개그맨 전유성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4.8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개나소나 콘서트는 클래식에서 가요까지를 망라한 종합 콘서트다. 애완견 동반 대환영, 공연장에서 견공(犬公)이 짖어도 아무 제지하지 않는다는 이색 콘셉트로 매년 전국 관람객 7000여명, 애완견 2000여 마리가 청도군을 찾았다. 
 
전씨의 지인인 유명 개그맨들이 사회를 보고, 가수 공연,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무대를 채웠다. 애완견을 위한 연주·공연이어서 멍멍이용 식수대와 화장실, 무료 진료소까지 갖췄다. 전씨가 무대에 올라 "올해도 큰 '개판'이 청도에서 벌어진다"며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전유성이라는 '셀럽'에 '개나소나'라는 이색적인 주제가 더해져 청도군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트로 자리 잡았다. 청도군이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콘텐트인 셈이다. 
 

청도군이 여러 차례 전씨를 찾는 공을 들였지만, 올해 당장은 개나소나 콘서트는 열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도군 한 간부 공무원은 "군 간부와 부군수가 전씨를 먼저 만나 올해 개나소나 콘서트를 청도에서 계속 열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개나소나 이름이라도 쓰자고 했지만, 또 거절당했다. 청도군으로 다시 이사 올 것도 이야기했지만, 거절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후 이달 초 전씨와 친한 지역의 지인들이 전씨를 다시 만나 개나소나 콘서트 이름 사용에 대해선 구두로 허락을 받았다고 지인들이 군에게 알려왔지만, 일회성 사용 정도여서 고민 중이다. 내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유성씨가 경북 청도군을 떠난 이후의 코미디철가방극장 모습. 지난 3월 극장을 찾았을 때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 있거나 문이 부서져 있었다. [김윤호 기자]

전유성씨가 경북 청도군을 떠난 이후의 코미디철가방극장 모습. 지난 3월 극장을 찾았을 때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 있거나 문이 부서져 있었다. [김윤호 기자]

 
청도군은 올여름 '개나소나 콘서트'를 열지 못할 경우를 대신해 유사 행사를 기획 중이다. 행사명은 가칭 '반려동물 콘서트'. 행사 내용은 연예인 초청과 교향악단 공연 등 개나소나 콘서트와 비슷하다. 이를 위해 군 추경예산(1억2000여만원)도 확보해둔 상태다. 
 
이에 대해 전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두로 지인들에게 청도군의 개나소나 콘서트 이름 사용을 허락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노코멘트 하겠다.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연예계 데뷔 50주년을 맞아 후배들과 기념 공연을 주말부터 여는데, 그걸 준비하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개나소나 대신 청도군에서 다른 이름으로 콘서트를 여는 것에 대해선 상관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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