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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내부고발자 “성관계 위해 VIP룸 예약한다고 들어…연예인·재벌 많이 왔다”

중앙일보 2019.05.07 09:29
서울 강남클럽 '버닝썬' 입구 모습. [뉴시스]

서울 강남클럽 '버닝썬' 입구 모습. [뉴시스]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의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전모씨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클럽 안에서 마약 투약이나 성범죄로 의심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해당 클럽에서 가드(보안요원)로 근무한 전씨는 버닝썬 사태의 시작인 김상교씨 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인물이다.
 
김상교씨에 따르면 전씨는 폭행 사건 후 오히려 가해자로 몰린 김씨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껴 김씨에게 직접 연락해 도움을 줬다. 그는 이 과정에서 “(버닝썬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 너 계속 그러다가 우리가 고소할 거라고 했다. 내가 아니라고 하니까 네가 살고 싶으면 다른 제보자를 찾아오라고 했다”며 “솔직히 이 사람들이 뭔들 못 하겠냐는 사람들인데 좀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전씨는 7개월여간 버닝썬 가드로 있으면서 클럽 안에서 공공연하게 마약을 하거나 성범죄를 의심케 하는 장면들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클럽 내부에서 걸어가고 있는데 클럽 손님이 뭔가를 떨어트렸다. 그래서 주워드렸는데 갑자기 나에게 ‘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다’면서 현금 수십만원을 쥐여줬다”며 “(떨어트린 물건은) 알약 2개가 지퍼백에 담겨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서 가드들끼리 이야기를 했는데 ‘그거 100% 약이다. 땡 잡았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또 “어떤 여성이 클럽 테이블 위에서 완전히 뻗으셔서 밖으로 좀 내보내라는 지시가 왔다”며 “그간 취한 사람들을 많이 봤지만, 이 여성은 막 흔들어도 눈은 뜨는데 말을 안 하고 초점도 이상했다. 침도 질질 흘렸다”고 했다.  
 
김씨 폭행이 있었던 날 클럽에는 연예인들이 있었고, 특정 연예인은 마약에 취해 있었다는 버닝썬 관계자의 목격담에 대해서는 “그날 화장품 모 행사도 하고, 소녀시대 효연이 스페셜 DJ로 와서 디제잉을 했다. 승리 대표도 왔었고 연예인들도 몇 명 왔었다”며 “다만 제가 직접 연예인들이 약을 한 건지 그런 의심되는 부분을 목격한 건 없다”고 밝혔다.
 
전씨는 클럽 VIP룸 등지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도 “그게 성추행인지 둘이 좋아서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룸에서 성관계한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었다”며 “서버들은 CCTV로 돌려보고 있다고 하고 ‘나도 보러 가야겠다’는 가드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성관계하려고 룸을 예약하는 거라는 얘기도 들어봤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바깥에서 보면 유리창 안이 다 보일 텐데 그런 일들이 어떻게 벌어지냐’고 묻자 전씨는 “거기는 2층인 데다가 유리에 커튼이 달려서 커튼만 쳐버리면 거기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손님이나 테이블 담당 MD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오느냐’는 질문에는 “연예인들이 좀 왔었고, 재벌들은 많이 왔었다”고 답했다.
 
전씨는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인포메이션 관계자가 ‘버닝썬에서 경찰의 감찰 쪽에다가 돈을 엄청 먹인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며 “그냥 하는 이야기일 가능성도 있지만 ‘버닝썬이랑 경찰이랑 얘기가 다 됐다’는 이야기를 가드들끼리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예를 들자면 경찰이 사건이 벌어져서 출동하면 가드 팀장이 우리한테 ‘경찰이 영업 중에는 절대 안으로 들어오지 말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실제로 (출동한) 경찰이 (클럽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우리가 제지하니까 경찰이 신고자에게 ‘저희도 영업 중에는 못 들어간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치 치외법권 같은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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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폭로 배경에 대해 “이런 걸 안 알리고 계속 안 밝히게 되면 그 사람들은 어차피 안 걸릴 거라 생각하고 이런 일들을 계속하면서 생활할 것”며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이런 거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 그냥 제가 말해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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