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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아픈데 운동하겠다고? 2주는 기다려주세요

중앙일보 2019.05.07 07:00
[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44)
무릎 근육을 향상시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개 레그익스텐션,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을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무릎 상태가 같지 않기에 내게 잘 맞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사진 unsplash]

무릎 근육을 향상시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개 레그익스텐션,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을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무릎 상태가 같지 않기에 내게 잘 맞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사진 unsplash]

 
“무릎이 안 좋으시니까 무릎 주위 근육 운동을 열심히 하세요.” 무릎이 아파 병원에 갔을 때 흔히 듣는 이야기다. 어떤 운동이 좋으냐고 질문을 해보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듣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레그익스텐션(무릎 펴기)운동을 하거나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을 한다.
 
이들 운동은 무릎의 대퇴사두근을 발달시키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운동방법은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누구에게는 이로운 운동이 누구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무릎 주위 근육 운동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생각해 보았다.
 
무릎 아프면 운동보단 휴식을
“무릎이 안 아프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요.” 무릎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가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만약 팔이 부러졌다면 깁스로 고정해야 하는데, 당장 팔 근력을 키우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도 골절부위가 더 어긋나서 상태가 악화할 것이다. 소를 잃어버렸으면 일단 집 나간 소를 찾아야 한다. 외양간은 소가 돌아온 다음에 고쳐야 한다.
 
일단 무릎이 아프면 통증이 개선 될 때까지 무릎에 충격이 갈 만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보다는 오히려 휴식이나 교정이 필요한 시기다.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일반적으로 2주 정도 충격을 안 주면 통증이 개선되고 붓기가 줄어든다. 근력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이때부터다. 만약 2주가 지났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휴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한 후에 근력 강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상처 입은 근육의 회복시간은 3일
무릎 부상으로 내원하는 프로 운동선수가 많다. 근육의 상처가 낫기 전에 운동을 반복하면 근육의 부피는 커져도 근력은 떨어진다.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 [중앙포토]

무릎 부상으로 내원하는 프로 운동선수가 많다. 근육의 상처가 낫기 전에 운동을 반복하면 근육의 부피는 커져도 근력은 떨어진다.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 [중앙포토]

 
허벅지가 크다고 무릎이 안 아픈 것은 아니다. 이론상으로는 허벅지 근육이 클수록 근력은 증가해야 한다. 근육은 1㎠당 3~4kg 정도의 파워를 내기 때문에 근육의 부피가 클수록 근력이 향상해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당연히 무릎에 걸리는 충격이 줄어들고 무릎 통증이 좋아져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 오는 프로선수 중에는 허벅지 둘레가 보통여성 허리만큼이나 되는 엄청난 근육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릎을 자주 다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의 무릎 근력을 체크해보면 일반인보다도 약한 경우를 종종 본다. 마치 엔진은 3000cc인데 실제 출력 1000cc밖에 안 나오는 자동차 같다.
 
그 이유는 무리하게 근육을 단련해서 그렇다. 너무 심하게 운동을 하면 근육과 근막에 작은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다. 상처가 회복되기 전에 미련하게 운동을 계속하면 상처가 축적돼 근육 크기는 점점 커지지만, 근력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근육 운동을 한 후에는 적절한 휴식과 마사지를 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상처 입은 근육이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일이다. 그래서 근육운동을 할 때는 상체, 하체를 번갈아가면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좋다.
 
무릎관절염, 무릎 굽히는 운동 주의해야
무릎 관련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엔 등산, 무거운 덤벨 들기 등 무릎을 지나치게 굽히거나 무리를 주는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중앙포토]

무릎 관련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엔 등산, 무거운 덤벨 들기 등 무릎을 지나치게 굽히거나 무리를 주는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중앙포토]

 
무릎을 구부릴수록 무릎관절 안쪽의 압력은 높아진다. 슬개골은 무릎뼈 쪽으로 강하게 압박되고, 반월상연골은 짓눌려서 숨을 쉴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몸무게까지 실리면 압력은 더욱 높아진다. 예를 들어 무릎을 꿇고 앉거나, 오리걸음은 당장에라도 무릎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무릎관절염’, ‘반월상연골 손상’, ‘슬개골연골연화증’ 등의 무릎에 문제가 있는 병을 가진 경우 운동할 때 무릎을 지나치게 굽히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자전거 안장이 너무 낮아서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너무 굽혀지거나, 역기를 들기 위해서 쭈그리고 앉는 자세도 무릎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관절은 인대가 견고하게 붙잡아 주므로 원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나머지 방향으로는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무릎 관절은 구부러지는 쪽으로만 움직여야지 양옆이나 앞뒤로 흔들거리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무릎관절에는 양옆으로 흔들리지 못하게 잡아주는 내측 외측 두 개의 ‘측부인대’와 앞뒤로 흔들리지 않게 고정해주는 앞뒤 ‘십자인대’가 있다. 네 개의 주요 인대가 튼튼해야 운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릎 주위 근육을 강화해 관절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무릎 근육은 대부분 관절을 움직이는 역할에 집중되어 있고, 관절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것은 적다. 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운동도 좋지만 일단 전문가와 상의해서 인대는 견고한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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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필진

[유재욱의 심야병원] 작은 간판이 달린 아담한 병원이 있다. 간판이 너무 작아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릴 정도다. 이 병원의 진료는 오후 7시가 되면 모두 끝나지만, 닥터 유의 진료는 이때부터 새롭게 시작된다. 모두가 퇴근한 텅 빈 병원에 홀로 남아 첼로를 켜면서, 오늘 만났던 환자들이 한 명 한 명 떠올린다. ‘내가 과연 그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한 것일까?’ ‘혹시 더 나은 치료법은 없었을까?’ 바둑을 복기하듯 환자에게 했던 진료를 하나하나 복기해 나간다. 셜록 홈스가 미제사건 해결을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영감을 얻었던 것처럼, 닥터 유의 심야병원은 첼로 연주와 함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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