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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北 도발 아냐" 한국당 "국정원도 김정은 대변인"

중앙일보 2019.05.06 19:27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왼쪽)과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상균 2차장은 이날 이혜훈 위원장에게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보고를 했다. [뉴스1]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왼쪽)과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상균 2차장은 이날 이혜훈 위원장에게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보고를 했다. [뉴스1]

국가정보원은 6일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 “대외압박 성격이 있지만,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으려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으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은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 따르면 국정원은 “한·미·일의 기조는 과거 수준의 도발이라 보긴 어렵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국정원은 판단의 근거로 북한 매체의 메시지 수위조절을 들었다. 국정원은 “북한 매체에서 ‘방어적 성격의 통상 훈련’, ‘경상적(변함없이 일정한) 전투동원 준비’ 같은 표현을 쓰며 통상적 훈련임을 강조했다. 그런 걸 봐서 도발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과거에는 선제타격 등 과격한 보도를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너희도 훈련하지 않느냐’는 논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북한이 영문판에서는 ‘자주권ㆍ생존권을 해치려 한다면 추호의 용납도 없이 반격하겠다’는 자극적 대용을 삭제했다. 대미 메시지 수위를 굉장히 조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참관할 때 전략군사령관이 배석했지만, 이번에는 서열이 낮은 포병국장이 영접한 점도 국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정원은 “2017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대응발사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2017년 7월 북한이 ICBM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당시 한·미 당국은 이튿날 탄도미사일 무력시위를 했다. 국정원은 “(2017년) 당시에는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지나갔고 도발이 명백했기 때문에 지금과 사정이 다르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어떤 나라의 경계선도 넘지 않고 한ㆍ미ㆍ일 어느 나라에도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응 발사를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촬영된 미 민간 위성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의 호도반도 위성 사진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촬영된 미 민간 위성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의 호도반도 위성 사진

 
‘미사일ㆍ발사체ㆍ전술유도무기’ 등 논란에 대해 국정원은 “미사일인지 아닌지는 분석 중이라 답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군사기술 문제는 국방부 소관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결론을 내릴 때까지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국정원은 이번에 발사한 무기 외양을 봤을 때 ‘지대지(地對地·땅에서 발사해 땅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로 분석하면서도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일률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분석에 시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지적에는 “몇달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정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단계적 핵 폐기’를 주장하는 북한 입장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는 ‘힘’이 아니라는 말을 했다. 힘은 결국 미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국정원이 "도발이 아니다"라고 규정하자 자유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 지난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청와대가 브리핑에서 '규탄한다'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국정원이라고 도발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한 보고에 불과하다. 국정원도 김정은의 대변인이 됐나"라고 평했다.
 
한영익ㆍ임성빈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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