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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딸 보복살인' 계부 檢 송치하는 경찰 "친모는 불구속 수사"

중앙일보 2019.05.06 14:38
중학생 의붓딸(13)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A씨(31)가 1일 광주 동구 한 저수지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뉴스1]

중학생 의붓딸(13)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A씨(31)가 1일 광주 동구 한 저수지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뉴스1]

중학생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에 버린 혐의로 구속된 김모(31)씨를 수사해 온 경찰이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김씨를 도와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친모 유모(39)씨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광주 집에 머물며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계부가 성추행했다'는 딸의 신고는 김씨 부부 모두에게 범행 동기가 되는 만큼 누가 범행을 주도했는지 밝히겠다"고 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6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씨를 7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쯤 전남 무안군 한 농로에 세워둔 승용차 안에서 의붓딸 A양(13)을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오전 5시 30분쯤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다. 김씨는 경찰에서 "의붓딸이 나를 강간미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복수하려고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당초 적용한 살인 혐의 대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양에 대한 김씨의 성범죄 의혹은 광주경찰청에서 별도로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는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A양에 대한 성폭행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의붓딸과 성적 접촉은 있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는 취지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달 9일 친부와 함께 '새아빠(김씨)가 휴대전화로 음란 동영상과 음란 사이트 주소를 보내고, 성추행했다'며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달 12일 추가 조사에서는 "새아빠가 성폭행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와 공모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사체유기 방조)로 입건된 친모 유모(39)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상태에서 보강 수사한 후에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지법은 지난 2일 "현 단계에서는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유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이차웅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 수집된 증거 자료만으로는 유씨가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서 딸의 살해를 공모했거나 범행에 가담했다고 소명하기 부족한 점, 살인방조죄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재혼한 남편 김모(31)씨와 공모해 중학생 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친모 유모(39)씨가 살인 혐의 등으로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재혼한 남편 김모(31)씨와 공모해 중학생 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친모 유모(39)씨가 살인 혐의 등으로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이에 경찰은 "김씨와 유씨 모두 범행 현장에 있었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법원은 유씨가 자발적으로 거기에 있었는지, 남편 강요에 의해 있었는지에 대한 소명이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남편(김씨)에게 겁을 먹고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그 자리(승용차 안)에 있었다는 유씨 주장을 판사가 받아들였다"는 취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동부경찰서 공철규 형사과장은 "A양의 성범죄 신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김씨지만, 가정이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씨한테도 범행 동기가 있다"며 "범행 모의 과정에서 두 사람 중 과연 누가 판을 짰는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8일 의붓딸 시신이 행인에 의해 발견되자 경찰 지구대를 찾아 자수했다. 김씨는 1차 조사에서는 "혼자 범행했다"고 했다가 추가 조사 때 "유씨와 공모했다"고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목포 친아버지 집에 사는 의붓딸을 아내 유씨가 공중전화로 불러냈고, 승용차 뒷좌석에서 살해할 때는 유씨가 운전석에서 생후 13개월 된 아들을 돌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진술로 지난달 30일 긴급체포된 뒤에도 "딸이 죽은 것도, 남편이 시신을 유기한 것도 몰랐다"던 유씨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1일 자정 무렵 범행을 자백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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