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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목, 목뼈 하나 틀어졌을 뿐? 알고보니 만병의 근원

중앙일보 2019.05.06 07:00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48)
최근 '일자목'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많아졌다. 원래 경추는 옆에서 봤을 때 C 커브를 이루어야 정상이지만 커브가 퍼져 마치 숫자 1처럼 뻣뻣하게 서 있는 모양으로 바뀌는데 이를 '일자목'이라 부른다. [사진 pixabay]

최근 '일자목'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많아졌다. 원래 경추는 옆에서 봤을 때 C 커브를 이루어야 정상이지만 커브가 퍼져 마치 숫자 1처럼 뻣뻣하게 서 있는 모양으로 바뀌는데 이를 '일자목'이라 부른다. [사진 pixabay]

 
최근 ‘일자목’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많아졌다. 원래 경추(목뼈)는 옆에서 봤을 때 앞쪽으로 둥글게 아치가 생기는 C 커브를 이루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자세가 안 좋거나, 혈액순환이 안 되거나, 근육이 굳거나 하는 이유로 뼈가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게 되면 위치가 점차 변한다. 그러다 보면 커브가 펴져 마치 숫자 1처럼 뻣뻣하게 서 있는 모양(일자목)으로 바뀌게 된다.
 
만약 이 상태를 방치하면 커브가 점점 반대쪽으로 향한다. 목뼈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래쪽의 흉추(등뼈)까지 압력이 가해지고, 이 주변 근육이 긴장돼 불쑥 솟아오르면 마치 거북이의 목처럼 보여 ‘거북목’이라 부른다.
 
일자목은 단순히 목뼈 주변이 뻣뻣해질 뿐 아니라 온몸에 영향을 다 미친다. 직접적으로 목 주변에서 일어나는 증상과 간접적으로 생기는 질환, 그리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과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일자목이 되면 당연히 목 주변의 근육이 굳고 단단해진다. 그래서 항상 피곤함을 느낀다. 목과 어깨가 굳어 있고, 어깨에 돌덩어리가 얹혀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목 주변 근육이 굳으면 이 근육이 뼈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또다시 목뼈가 틀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여기다 스트레스까지 겹치고, 과로로 피곤이 쌓이면 설상가상이다. 혈액순환이 안 되면 근육이 더 많이 굳으니, 목뼈와 주변 근육들이 얽히고설켜서 점차 나쁜 쪽으로 가게 된다.


휴대폰 사용으로 일자목 급증
일자목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자세다. 앉아서 일 할 때 삐딱하게 앉거나 다리를 꼬고 있어서 턱을 쭉 빼고 앉으면 척추 전체가 틀어지기도 하고 일자목이 더 잘 유발된다. [사진 photoAC]

일자목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자세다. 앉아서 일 할 때 삐딱하게 앉거나 다리를 꼬고 있어서 턱을 쭉 빼고 앉으면 척추 전체가 틀어지기도 하고 일자목이 더 잘 유발된다. [사진 photoAC]

 
요즘 일자목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자세 탓이다. 오래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수시로 일어나서 움직이라고 지도했다. 앉아서 일 할 때 삐딱하게 앉거나 다리를 꼬고 있거나, 턱을 쭉 빼고 앉으면 척추 전체가 틀어지기도 하고 일자목이 더 잘 유발된다.
 
예전에는 이런 자세만 바로잡으면 됐지만 컴퓨터로 해야 할 업무가 늘어나면서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졌다. 급기야 이제는 휴대폰 때문에 목을 숙이고 장시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보니 일자목인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자목은 준 디스크 상태다. 앞뒤의 균형도 안 맞지만 척추 균형이 안 맞기 때문에 언제라도 좌우 균형까지 깨질 수 있다. 일자목 상태는 퇴행성변화와 유사해서 협착증이라 볼 수 있다. 이 상태 역시 디스크와 유사한 결과를 가져온다.
 
또 목 주변 근육이 굳어 있어서 신경을 누르는 현상도 쉽게 발생한다. 디스크가 유발되기도 쉬울뿐더러, 디스크가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마치 디스크 상태인 것처럼 팔이 저리고, 담이 결리고, 통증이 생기고, 붓고, 움직임이 제한된다.
 
목 주변의 근육이 굳으면 머리와 얼굴 쪽으로 올라가는 근육을 잡아당기고 조이게 된다. 이유 없는 두통이라 생각하지만 상당수의 두통이 근육 긴장성이다. 머리의 근육이 긴장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목 근육이 긴장되어서다. 두통으로 지끈지끈 하다면 목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척추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기는 가장 안 좋은 증상은 바로 자율신경실조증이다. 자율신경은 말 그대로 우리 몸을 자율적으로 균형 잡힌 생활을 하게 해 주는 신경이다. 흥분해야 할 때는 교감신경이, 회복해야 할 때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해 몸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이게 하고 균형을 잡아준다. 이 균형이 깨지면 온 몸의 컨디션이 나빠지고 겉으로도 희한한 증상들이 생긴다. 땀 조절이 안 되면 식은땀이 흐르고, 손발에 땀이 나며, 체온 조절도 안 된다. 
 
또 잠이 쉽게 들지 못하고, 심장이 쿵쾅거리다 조이다 하며, 설사 변비가 교대로 발생하고, 피부에 뾰루지가 나며,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등 수십 가지 증상이 있다.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이 자율신경을 조절하는데 아주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척추가 틀어지면 이런 수많은 증상도 따라온다. 그중 목뼈가 미치는 영향은 단연 가장 크다. 현대인의 수많은 질환이 자율신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목뼈에서 나오는 신경은 얼굴과 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시력을 나쁘게 만들고, 안구건조증을 더 많이 유발하며, 비염·구내염·입 냄새·이명·얼굴 화끈거림 등과 연관이 있다. 또 재밌게도 갑상샘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일자목이 유난히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지만 논문 차원까지는 확인을 못 했다. 턱관절도 나쁘게 만들고, 이런 균형이 깨지면서 전신으로 질환이 퍼지게 된다.
 
이처럼 일자목은 목뼈 하나 틀어졌을 뿐이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내 몸에 생기는 나쁜 증상들 전부와 연관이 있는 상태다. 하루빨리 치료하고, 스스로도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추나 치료, 일자목 치료의 일등공신
왼쪽이 일자목 상태의 경추 X-ray고, 오른쪽이 추나치료 후 정상적으로 치료된 경추 X-ray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처럼 앞쪽으로 C 커브를 그려야 정상이다. 이렇게 치료되려면 한의사와 환자 모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박용환]

왼쪽이 일자목 상태의 경추 X-ray고, 오른쪽이 추나치료 후 정상적으로 치료된 경추 X-ray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처럼 앞쪽으로 C 커브를 그려야 정상이다. 이렇게 치료되려면 한의사와 환자 모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박용환]

 
추나 치료는 일자목을 치료하는데 일등공신이다. 추나 치료는 비단 뼈를 교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뼈 주변 근육·근막·인대까지 바로 잡는 근막이완술과 강화기법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최근 국가에서 의료보험 적용을 지정했기 때문에 예전보다 상당히 싼 수가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되었다.
 
뼈 주변의 근육과 근막, 인대를 치료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 때문에 약침과 침 치료는 일자목 치료에 필수적이다. 퇴행성 변화라는 말에서 보듯 영양공급 문제나 혈액순환에 이상이 있어 경우가 많으니 뼈대를 강화하고 근육에 혈액공급을 원활히 하는 숙지황, 두충 같은 약재로 체질에 맞게 적절히 처방하면 상당히 치료가 빠르다.
 
운동은 당연히 해야 한다. 일자목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운동하지 않고 치료해 보아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전신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근육에 적당한 긴장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목을 이완하고 강화하는 훈련을 하면서 척추를 자극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일자목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몸이 건강해지려면 몸 안쪽의 혈액순환과 영양적인 부분, 몸을 싸고 있는 근육과 척추,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이 세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일자목을 방치하지 말고 꼭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 회복하기를 당부해 본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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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필진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 동의보감을 연구하는 한의사다. 한국 최고의 의학서로 손꼽히는 동의보감에서 허준이 제시하는 노년의 질환에 대비하는 방안을 질환별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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