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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사라진 해수욕장 복원계획 내놔라"..서천군 한국중부발전에 촉구

중앙일보 2019.05.06 05:01
40년 전 사라진 충남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복원을 놓고 충남 서천군과 한국중부발전(중부발전)이 갈등하고 있다. 서천군은 “중부발전이 복원하기로 약속한 지 7년이 됐는데도 진정성 있는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부발전은 “서천군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서천군과 중부발전 7년전 동백정해수욕장 복원협약
해수욕장 복원사업은 전국 처음, 리조트 도 갖추기로
서천군, "중부발전이 구체적 계획 내놓지 않고 있다"
중부발전, "복원 계획 수립 위한 용역 곧 시행하겠다"

1979년 사라지기 전 동백정 해수욕장 모습. 서천군과 한국중부발전(주)은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서천군]

1979년 사라지기 전 동백정 해수욕장 모습. 서천군과 한국중부발전(주)은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서천군]

 
6일 서천군에 따르면 서천군과 중부발전은 2012년 10월 서면 마량리에 있는 서천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그 자리에 해수욕장을 복원하기로 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또 양 기관이 협의해 300실 규모의 리조트 시설, 마리나 선착장, 전망대(짚라인),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해수욕장 복원 사업 등은 2023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사라진 해수욕장을 복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중부발전은 기존 서천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인근에 1009㎿급 신서천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신서천화력발전소는 2016년 7월 착공했으며 2020년 3월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발전소는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됐다.      
 
서천군은 “중부발전이 새 화력발전소를 거의 다 지었는데도 구체적인 해수욕장 복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서천군 관계자는 “해수욕장 복원 약속 이행을 위해 필요한 10가지 내용을 담아 이행 약속을 해달라고 촉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신서천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중부발전측의 해수욕장 복원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에서 서천군은 해수욕장 해안선 길이를 500m로 하고 해수욕장의 폭은 최소 100m, 백사장 높이는 8m로 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조사를 한 다음 오는 7월까지 복원계획을 서천군에 제출해달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중부발전은 “해양조사 등을 포함해 복원 개념 안 수립을 위한 용역을 곧 시행할 예정”이라며 “서천군과 체결한 이행협약은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했을 뿐 구체적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중부발전은 이런 내용이 담긴 공문을 지난 4월 말 서천군에 전달했다.

 
이를 본 노박래 서천군수는 “중부발전이 구체적인 협약 이행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사 중지 요청하고 군에서 가능한 행정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노 군수는 “화력발전소 가동으로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해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중부발전은 협약을 성실히 이행하는 게 도리”라고 했다. 중부발전에 따르면 신서천화력발전소 가동으로 연간 190t 규모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서천군의회가 지난 4월 28일 한국중부발전에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서천군]

서천군의회가 지난 4월 28일 한국중부발전에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서천군]

 
서천군의회도 최근 이행협약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군 의회는 “중부발전은 매립 전 원형 그대로의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 계획을 즉각 제시하고 실천에 옮겨라”고 요구했다.  

 
1979년 폐쇄된 동백정 해수욕장은 인근 동백나무숲이 있는 동백정(冬柏亭)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냈던 곳이다. 동백정 남쪽에 있던 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물이 깨끗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유명했다. 서천 향토사학자 유승광씨는 “동백정 해수욕장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70년대에는 대천해수욕장, 학암포(태안)해수욕장 다음으로 충남에서 피서객이 많이 몰리던 곳”이라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169호인 동백나무숲에는 수령 500년 이상 된 동백나무 86그루가 있다. 동백나무 숲 정상에 있는 누각에서 바라보는 서해와 노을도 절경이다.

 
서천=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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