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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관리망, 런던을 배울 것”

중앙일보 2019.05.06 00:02 종합 16면 지면보기
런던시는 배출가스 초과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초저배출구역 제도를 시행한다. [이상재 기자]

런던시는 배출가스 초과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초저배출구역 제도를 시행한다. [이상재 기자]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중심가인 ‘런던 월’ 인근 미노리스 거리.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 ‘초저배출구역(ULEZ·ultra low emission zone)’이라는 초록색 팻말이 붙어 있다.
 

박원순, 칸 시장 만나 대책 논의
런던 ‘도심 공해세’ 세계 첫 도입
서울 200개 미세먼지 측정장치
2200개로 늘려 오염원 찾기로

런던의 명물인 ‘블랙 캡(택시)’ 기사인 스미스는 “여기부터는 혼잡 통행료와 공해 부과금으로 24파운드(약 3만6000원)를 내야 한다.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켜야 부과금이 면제”라며 “그래서 보조금 7500파운드(약 1140만원)를 받고 배출 기준에 부합하는 전기택시를 운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초저배출구역은 세인트폴대성당·타워브리지 등이 있는 런던 중심부 21㎢ 구간으로, 우리로 치면 사대문 안에서도 광화문 주변 쯤에 해당한다. 이곳으로 유럽연합(EU) 유해가스 배출 기준인 ‘유로4(경유차는 유로6)’를 미달하는 자동차가 진입하면 12.5파운드(약 1만9000원)의 ‘공해세’를 내야 한다. 위반하면 최대 1000파운드(약 152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말 그대로 ‘울트라(극단적) 공해 대책’인 셈이다.
 
런던의 ‘도심 공해세’ 도입은 세계 대도시 가운데 처음이다. 2016년 취임해 ‘대기오염과 전쟁’을 선포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밀어붙이고 있다. 런던시는 초저배출구역 내 120개 지점, 가로·세로 20m 구간마다 대기오염원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폐쇄회로TV로 차량 번호판만 인식하면 차종이나 엔진·연료 종류, 속도까지 판단한다. 건물별로 난방 에너지 배출량도 측정가능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서 2일 칸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런던의) 도심 차량제한 정책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사디크 칸(左), 박원순(右)

사디크 칸(左), 박원순(右)

박 시장은 “(런던과 비교해) 우리는 아직 초보 수준”이라며 “수치 측정을 넘어 오염원을 찾아낸다는 것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원점 타격한다는 의미다. 런던의 대기질 관리 정책을 집중 벤치마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200개인 미세먼지 측정망(간이측정망 포함)을 2022년까지 22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간 박 시장은 자신을 ‘미세먼지와 싸우는 야전사령관’이라 부르며 “미세먼지와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전국 최초 5등급 차량 운행 제한과 친환경 보일러 확대 보급 등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해왔다.
 
올해에는 강도높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줄줄이 내놨다. 7월부터는 사대문 안에서 노후 경유차량 운행을 제한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지속적으로 예방적인 저감 조치를 시행하는  미세먼지 시즌제도 추진 중이다. 민간 차량 강제 2부제 시행을 위해 여론조사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지난달 서울시와 구청, 산하기관이 참여한 ‘미세먼지 재난대책본부’를 출범시키고 자신이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3일간 지하철·버스를 공짜로 운행하는데 예산 150억원을 사용해 포퓰리즘 논란도 있었다.
 
일각에선 박 시장이 예비 대권주자로서 이미지 각인을 위해 미세먼지 정책에 집중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박 시장이 정치인으로서 차별화된 상징성을 갖기 위해 ‘미세먼지 해결사’ 이미지를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며 “미세먼지 원인은 워낙 다양해 지방정부만으로 해결이 힘든 만큼 중앙정부가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5일 런던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이동해 기업인들과 혁신 창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런던=이상재 기자, 박형수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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