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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미사일, 40분 후 발사체, 지금은 분석중···오락가락 군

중앙일보 2019.05.05 17:10
북한이 지난 4일 시험발사했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놓고 군과 정보당국의 분석이 오락가락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위). 해당 무기가 작년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등장한 모습(아래).[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위). 해당 무기가 작년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등장한 모습(아래).[연합뉴스]

군 당국의 첫 발표는 지난 4일 오전 9시 24분에 나왔다. 북한이 이날 9시 6분께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합참은 40분가량 후인 오전 10시 5분께 북한이 쏜 기종을 단거리 발사체라고 정정했고 약 70㎞~200㎞ 비행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군 당국자는 “발사체라는 표현은 북한에서 장사정포로 불리는 방사포(다연장로켓)는 물론 미사일을 모두 포괄하는 용어이므로 신중한 접근을 위해 정정 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를 이유로 신속한 발표를 했지만 미사일 여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발표 내용을 바꿨다”고도 알렸다. 
 
이날 오후 4시께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 긴급 보고를 통해 “이번 발사체는 발사 고도가 낮고 거리가 짧아서 미사일일 가능성은 작다”며 “여러 발 쏜 것으로 파악됐고 일부는 중간에 (동해상에) 떨어진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보고로 보면 북한이 쏜 건 미사일은 아닌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5일 오전 6시께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등이 동원된 화력 타격훈련을 참관했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300㎜ㆍ240㎜ 방사포와 함께 북한이 전술유도무기라고 지칭한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솟아오르는 장면이 담겼다.  
 
이 사진을 접한 군사 전문가들은 일제히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신종우 국방안포포럼 사무국장은 “사진으로 보면 이 발사체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과 똑같다”며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처음으로 쏘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지난달 17일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했다는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이 이스칸데르로 보인다”며 “이번에 실제 시험 발사를 통해 실전배치 및 양산체제에 들어가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반면 5일 오후까지 탄도미사일 여부에 대한 공식 판단을 유보했다. 국방부는 5일 오후 1시 15분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한ㆍ미 정보당국은 어제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발사체와 관련 세부 탄종과 제원을 공동으로 정밀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이번 신형 전술무기가 지난해 2월 8일 북한 열병식 때 목격된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생김새를 가진 건 인정한다”면서도 “한ㆍ미 정보당국 간 조율 절차 등으로 인해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 신형무기가 몇 발이 발사됐는지, 비행속도가 얼마나 됐는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단거리 탄도미사일. 연합뉴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단거리 탄도미사일. 연합뉴스

군 당국이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이유를 놓고 해당 신형무기가 탄도미사일일 경우 미칠 파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쏘아 올린 발사체가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이 맞는다면 한반도에 치명적인 안보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탄도미사일 여부에 대한 발표는 향후 백악관의 대북 보복 여부를 포함하는 정처직 판단까지 수반하는 문제인 만큼 한국군으로선 먼저 탄도미사일로 발표하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한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는 민감한 내용인데도 군이 오락가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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