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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휘젓고 다니며 킁킁...인천공항서 활약하는 마약탐지견

중앙일보 2019.05.05 05:00
지난 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마약탐지견 ‘케이’가 수하물을 탐지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지난 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마약탐지견 ‘케이’가 수하물을 탐지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지난 3일 오후 4시30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9번 수하물 벨트가 움직이자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케이’가 등장했다. 올해 세 살 된 케이는 지난해 6월부터 인천공항에서 활동을 시작한 인천세관 소속 마약탐지견이다. 중국 다롄에서 온 대한항공 항공편에 실렸던 짐이 나오자 케이는 킁킁대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인천공항 마약탐지견 동행취재

가방 앞뒤로 냄새를 맡고 수상한 가방은 쫓아가서 한 번씩 더 맡는다. 가방 틈새나 지퍼가 있는 부분을 기가 막히게 알아서 정확히 코를 대고 킁킁댄다. 가끔 빈 상자나 공항 바닥에 버려진 빈 물병의 냄새도 유심히 맡는다. 여성의 핸드백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세관신고서를 쓰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올해 두살 된 스프링걸 스타니엘 종의 마약탐지견 ‘알파’는 지난해 11월부터 인천공항에서 탐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올해 두살 된 스프링걸 스타니엘 종의 마약탐지견 ‘알파’는 지난해 11월부터 인천공항에서 탐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검은 견이 공항을 휘젓고 다니자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신기하게 보거나 화들짝 놀라 옆 사람 뒤로 숨기도 했다. 놀라는 사람들에게 탐지견의 핸들러(탐지조사요원)는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케이가 쉬고 있을 땐 스프링걸 스타니엘 종 ‘알파’가 대신했다. 탐지견들은 30분 일하고 2시간 휴식을 취하며 한 달에 총 16일 근무 한다. 인천공항에는 총 13마리 탐지견과 13명 핸들러가 마약 탐지업무를 맡고 있다. 탐지견은 항상 자신과 짝인 핸들러와 함께 일하게 된다.
지난 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검은색 스프링걸 스타니엘 ‘알파’가 수하물을 탐지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지난 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검은색 스프링걸 스타니엘 ‘알파’가 수하물을 탐지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세관 소속 탐지견들은 모두 인천탐지견훈련센터에서 훈련을 거친다. 관세청 소속의 이 센터는 훈련견의 교배부터 양육·훈련을 모두 맡는다. 현재 이곳에는 훈련견 15마리 외에도 은퇴견·예비견 등 총 69마리의 견들이 있다. 이곳을 거친 훈련견은 전국 9곳 공ㆍ항만에 배치된다.
 
훈련센터에는 4마리 모견이 출산을 맡는다. 훈련견 중 우수한 수컷을 골라 교배를 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태어난 견들은 생후 4개월이 될 때 약 8개월간 기초훈련을 한다. 체력·사회화·집중력 등을 훈련한 후에 시험을 통과해야만 정식 탐지견 훈련을 받을 수 있다.
 
공항 내 탐지견들은 케이지 안에 있다가 탐지업무를 시작할때 외부로 나온다. 탐지견들은 자신과 짝인 핸들러와 항상 함께 일한다. 박해리 기자

공항 내 탐지견들은 케이지 안에 있다가 탐지업무를 시작할때 외부로 나온다. 탐지견들은 자신과 짝인 핸들러와 항상 함께 일한다. 박해리 기자

정식 훈련은 16주가 걸린다. 훈련은 소유욕·집중력·활동성·대담성·독립성을 종합적으로 기르는 식으로 진행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목표한 것을 찾아낼 수 있고, 사람들이 많은 공항에서도 활발하고 대담하게 탐지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을 거친다.
 
마약을 찾기 위해 마약의 냄새를 익히는 훈련을 하지만 건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탐지견훈련센터 박동민 반장은 “훈련용 마약류는 전문포장지에 압축 포장돼 새어 나오지 않게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상 문제가 없다”며 “외국에서도 같은 방식을 사용하며 전담 수의사와 위생원이 건강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훈련이 끝나고 최종시험을 거친 개들만이 정식 훈련견이 된다. 약 30~40% 만이 시험에 통과해 훈련견으로 활동한다. 훈련견들은 8살까지만 활동할 수 있고 이후에는 은퇴한다. 은퇴 후에는 개인 등에 분양된다.
 
인천탐지견훈련센터에서 박동민 반장이 훈련에 사용하는 수건뭉치 '더미'를 활용해 훈련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탐지견훈련센터 제공]

인천탐지견훈련센터에서 박동민 반장이 훈련에 사용하는 수건뭉치 '더미'를 활용해 훈련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탐지견훈련센터 제공]

이런 과정을 모두 거쳐 엄선된 13마리가 현재 인천공항에서 활약하고 있다. 인천세관 마약조사과 관계자는 “탐지견들은 여행객 휴대품을 탐지업무를 하며 대마합법화된 미국·캐나다 등에서 입항하는 항공편명 위주로 탐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 5위 수준으로 이용객 규모가 큰 인천공항에서 모든 이용객과 수하물 대상으로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여성 속옷 등에 마약을 넣어 밀수하는 일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박 반장은 “공·항만에 탐지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지속해서 늘어날 계획”이라며 “수급계획에 맞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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