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회‘날 벌어진 난동, 소화기까지 동원
이날 당회 회의실 앞 1층 복도에서는 담임목사 A씨의 찬성파 50여명과 반대파 20여명이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3시간가량 대치했다. 당회 진행을 저지하려는 담임목사 찬성파 신도들과 속행하려는 반대파 신도들이 서로를 향해 호신용 스프레이 등을 뿌리며 맞섰다. 의자와 책상 등 가구는 무기로 돌변했고, 대치 끝에 신도 등 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충돌 과정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에 대해 내사를 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소화기 난동에 대해 담임목사 반대파는 "찬성파 측 신도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담임목사 찬성파 측 장로는 "소화기 난사가 일어났는지도 몰랐다. 전혀 우리와 무관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땅값 부풀리기 의혹" vs. "재신임 못 받아 억지"
같은 교회를 다니던 신도들이 둘로 나뉜 이유는 뭘까. 담임목사 찬성파 측은 퇴임한 원로목사 측의 횡령 의혹을 제기해 왔다. 담임목사 찬성 측 장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 5월 교회가 장애인학교 설립을 위해 경기도에 공시지가 30억원짜리 땅을 130억여원에 구매했다"며 "이 과정에서 가격 부풀리기와 횡령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일부 신도들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원로목사 측 교회 장로 등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를 수사한 수서경찰서는 지난 2월 해당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담임목사 반대파 측(원로목사 측) 교인은 "근거가 될 만한 장부를 확인한 적 없다"며 "현 담임목사가 재신임을 받지 못하게 되자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폭력사태, 언제까지
둘로 나뉜 신도들은 현재 교회 층을 나눠 점거하고 있다. 1층은 반대파 측 신도가, 2층 이상은 찬성파 측 신도가 사용한다. 이 교회의 한 장로는 "1층과 2층을 사이에 두고 38선이 그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장로는 "훌륭한 교회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신도들 간의 충돌이 끝나고 난 뒤, 교회 1층 복도는 쏟아진 집기류로 가득했다. [해당 교회 제공]](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4/5f5ed2ed-aaa2-44c1-916f-224bc7b6c5ba.jpg)
신도들 간의 충돌이 끝나고 난 뒤, 교회 1층 복도는 쏟아진 집기류로 가득했다. [해당 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