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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790만 거느린 '두바이 장동건' 37세 왕세자

중앙일보 2019.05.04 05:00
  ※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다음 중 당신이 가장 가지고 싶은 조건은? (택1)
①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②인스타그램 팔로워 790만명 ③배우 장동건급 외모 ④순 자산 200억 달러(약 23조원) ⑤산유국 왕세자 지위

[후후월드] 두바이 왕세자 함단
수퍼카 대신 지하철 타고
환경·자선사업에도 두각
지난달 한국 찾아 국내외 화제
형 제치고 발탁된 유능한 둘째
만수르 처남…재산 23조원 추정

 
 하나만 고르기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복수 응답이 가능하면 어떨까요. 눈치챈 분들이 많겠지만 ①~⑤번은 모두 실존하는 한 인물에 대한 설명입니다. 5가지 조건을 다 갖춘 비현실적 주인공은 바로 두바이 왕세자 셰이크 함단 빈 무함마드 알 막툼(37·이하 함단)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자격을 갖는 두바이 군주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70)의 둘째 아들인데요. 두바이는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土侯國·군주제 왕국) 중 하나죠.
 
함단 왕세자가 지난해 7월 두바이의 한 법대 졸업식에서 졸업사를 경청하고 있다. [함단 공식 홈페이지]

함단 왕세자가 지난해 7월 두바이의 한 법대 졸업식에서 졸업사를 경청하고 있다. [함단 공식 홈페이지]

 
 ‘두바이 장동건’, ‘만수르 처남’ 등으로 불리며 한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해 온 함단이 지난달 25∼26일 비공식 방한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는데요. UAE 일간 칼리즈타임스는 그가 “UAE의 원로 무함마드 사이드 빈 마르슈드를 병문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올라온 함단의 경복궁, 청계천,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방문 기록은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함단은 친척 병문안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함단은 친척 병문안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함단은 장차 두바이를 이끌며 UAE 부통령이 될 차기 지도자라는 점에서 단순 SNS 스타 이상의 잠재적 의미를 갖는 인물입니다. 아직은 어딘가 낯선 중동 왕세자, 함단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들여다볼까요.
 
 
#왕자의난 #프리패스 #장남제낀차남 #왕세자당첨
 함단의 아버지 무함마드 빈 라시드는 2006년 그의 맏형(마크툼 빈 라시드)이 호주에서 급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군주가 됐습니다. (이름 맨 앞의 ‘셰이크’는 왕실 남성임을 뜻하는 호칭이고, 맨 뒤 ‘알 막툼’은 출신 가문 표기이므로 둘 다 생략하고 부릅니다.) 무함마드 빈 라시드는 즉위 이후 강력한 리더십으로 인공섬을 건설하고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828m)를 지어 두바이를 단숨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 주인공이죠.
 
함단 홈페이지 첫 화면에 걸린 부자(父子) 사진. 함단은 인스타그램에도 종종 아버지 사진을 올리며 존경심을 표한다. [함단 공식 홈페이지]

함단 홈페이지 첫 화면에 걸린 부자(父子) 사진. 함단은 인스타그램에도 종종 아버지 사진을 올리며 존경심을 표한다. [함단 공식 홈페이지]

 
 중동 왕가의 일부다처제 특성상 수십 명의 자녀를 둔 그는 재임 2년째인 지난 2008년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관행대로 장남을 왕세자(Crown prince·후계자)에 앉히는 대신, 형보다 한 살 어린 차남 함단을 왕세자로 낙점한 일입니다. 단순히 “함단이 (왕세자에) 더 적합하다”는 게 공식 이유였는데요. 무함마드 빈 라시드 본인이 삼남으로 형의 왕위를 물려받아서인지 장자의식에 얽매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순간에 왕세자 자리를 빼앗긴 함단의 형 라시드 빈 무함마드는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15년 33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중동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더내셔널 등은 “사인이 심장마비”라고 보도했지만,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라시드가 왕세자 박탈 전후로 마약에 손을 대 건강에 손상을 입었다는 소문이 중동 상류사회에 파다하다”고 전했습니다. 함단은 장례식에서 형의 관을 직접 매고 걸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첫째 형을 제치고도 별다른 ‘왕자의 난’ 없이 연착륙에 성공한 사례가 됐죠.
 
#아버지 #무한존경 #SNS엄친아 #fazza
두 사진 모두 왼쪽이 함단의 아버지 무함마드 빈 라시드다. 두바이집행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함단은 각종 행사에서 군주를 보좌한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두 사진 모두 왼쪽이 함단의 아버지 무함마드 빈 라시드다. 두바이집행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함단은 각종 행사에서 군주를 보좌한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왕세자로 책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1982년생인 함단은 아직 아버지의 그늘 밑에 있습니다. 함단 공식 홈페이지(hamdan.ae) 첫 화면에는 “그는 나의 지도자이고 스승이고 아버지이고 절대자(the Man)”라며 무함마드 빈 라시드를 향한 “형언할 수 없는 간증”을 고백하는 글이 걸려있습니다.
 
 정치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은 함단이 최근 몇 년 새 중동을 넘어선 글로벌 스타가 된 데는 SNS가 큰 몫을 했습니다. 빼어난 외모와 다채로운 경험들로 가득한 사생활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 젊은이들이 그에게 마음을 사로잡힌 거죠. 함단이 ‘파자(fazza)’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는 개인 인스타그램(@faz3) 팔로워는 공식 계정 기준으로 790만명이 넘습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팬계정(@groupfazza, @fazzasky3 등)까지 합치면 팔로워 숫자는 더 커집니다.
 
공식석상에서는 주로 아랍 전통 복장을 입지만, 행사의 성격에 따라 양장을 하기도 한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공식석상에서는 주로 아랍 전통 복장을 입지만, 행사의 성격에 따라 양장을 하기도 한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함단은 일찍이 2009년 미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왕족’ 조사에서 4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런던정경대(LSE) 유학 경험 및 만능 스포츠맨 활동이 더해져 완벽한 ‘글로벌 엄친아’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고인이 된 형과 함께 승마에 재능을 보여 2006년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고요.
 
#만수르처남 #아랍왕자 #UAE쌍두마차 #두바이유
 함단 일가의 순 자산은 약 200억 달러(23조원)로 추정됩니다. 포브스는 2015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왕족’을 집계하면서 두바이 왕가의 사유재산이 40억 달러라고 발표했지만 이전 발표(2008년 180억 달러) 및 미공개 자산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재산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게다가 함단은 국내에 ‘만수르’로 알려진 아부다비 부총리(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의 처남이기도 합니다. 함단의 이복 누나인 두바이 공주(셰이카 마날 빈트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가 만수르의 두 번째 부인이 되면서 두 집안이 인척(姻戚)을 맺었죠.
 
아부다비 왕세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햔(왼쪽 두번째)과 함단의 아버지인 두바이 군주 무함마드 빈 라시드(맨 오른쪽)가 지난 2월 국제방산전시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현재 UAE를 이끄는 실권자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부다비 왕세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햔(왼쪽 두번째)과 함단의 아버지인 두바이 군주 무함마드 빈 라시드(맨 오른쪽)가 지난 2월 국제방산전시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현재 UAE를 이끄는 실권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렇게 혼인관계로 엮이기도 한 아부다비와 두바이 왕가는 연방국인 UAE를 사실상 독점해 이끌고 있습니다. 아부다비 군주와 두바이 군주가 각각 UAE 대통령과 부통령을 맡고, 주요 장관직도 아부다비·두바이가 나눠 차지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계에 따르면 UAE는 세계 8위 산유국입니다. 중동산 원유의 가격 기준이 되는 UAE산 원유는 ‘두바이유’로 불리며 영국 브렌트유, 미국 서부텍사스유(WTI)와 함께 세계 3대 유종을 구성합니다.
 
 재밌는 점은 두바이유를 생산해 ‘오일 머니’를 벌어들이는 곳이 정작 두바이가 아닌 아부다비라는 점입니다. 넓은 영토를 가진 아부다비가 풍부한 석유 생산량을 자랑하는 반면, 두바이는 21세기 들어 금융·부동산·관광 등을 중심으로 한 비석유 부문의 경제 성장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화석연료 고갈 이후를 걱정하는 중동 산유국들은 두바이를 본보기로 삼기도 하는데요.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사우드(34·일명 MBS)도 앞서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를 해외 증시에 상장하고 석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며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책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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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랑 #스포츠맨 #얼리어답터 #그의미래는
 석유 생산에 얽매이지 않는 두바이의 건전한 지도자상을 구축하겠단 의지일까요. 함단은 거대한 부와 화려한 외모 뒤에 숨은 자신의 인간적 면모를 SNS에서 꾸준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2016년 아버지(무함마드 빈 라시드)와 런던을 방문해 럭셔리 슈퍼카 대신 지하철을 탄 모습을 공개한 일이 대표적인데요. 오일 머니로 흥청망청 화려한 생활을 누리는 중동 왕족의 이미지를 철저히 배제한 전략이 먹혀들어 전 세계 네티즌이 앞다퉈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함단이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양한 일상 모습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함단이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양한 일상 모습들. [함단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을 사랑하거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건강한 모습 역시 함단의 SNS 단골 메뉴입니다. 두바이 내 장애인 시설을 세우고, 상금 1억3000만원짜리 국제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자선 및 예술 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냅니다. 최근에는 미래 비전을 선보이는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함단 왕세자가 지난달 11일 7회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무인 교통 시스템 ‘스카이 포드(Sky Pods)’를 시승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 차량보다 연료를 5배 적게 들이면서도 150㎞/h 주행이 가능한 꿈의 자동차를 선보인 자리였죠.
 
 하지만 함단이 실제 왕위를 계승한 뒤 어떤 모습의 군주가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혁신과 소통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중에도 부지불식간에 누리는 어마어마한 특권이 그를 스타로 키워왔기 때문입니다. 함단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출시되지도 않은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 폴드’를 셀카로 찍어 올려 이목을 끌었습니다. 출시일(4월 26일)을 열흘 앞두고 사전에 VVIP(최상위 귀빈)에게 주는 선물을 받은 듯 사진 옆에 “Thank you(고맙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죠.
 
2016년 아버지와 런던 지하철에서 찍은 사진(왼쪽)과 지난달 갤럭시 폴드를 선(先) 공개한 장면(오른쪽). [인스타그램 캡처]

2016년 아버지와 런던 지하철에서 찍은 사진(왼쪽)과 지난달 갤럭시 폴드를 선(先) 공개한 장면(오른쪽). [인스타그램 캡처]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여전히 전근대적 폐쇄 왕정을 고수한 탓에 인권·빈부 격차·환경 파괴 등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들이 ‘잘 사는 후진국’이라는 오명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로울라 칼라프 부편집장은 지금까지 중동의 젊은 지도자에게 수차례 실망했던 경험을 기술하면서 “예술과 디지털 소양 등 현대적 감각을 갖춘 후계자들이 되레 그의 아버지보다 더 잔인한 통치를 선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젊음은 분명 더 많은 에너지를 가져오지만, 경험 부족이 그 에너지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경고도 던졌죠. 만 서른일곱 완벽남, 왕세자 함단이 꼭 들어야 할 조언입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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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 함단 왕세자는 현 두바이 국왕의 몇 번째 아들일까

정답 : 2번 차남 ( 차남 함단은 2008년 장남인 형을 제치고 새 왕세자에 책봉됐다. )

Q2 : 다음 중 함단이 SNS에 게시하지 않은 장면은?

정답 : 1번 서울아산병원 수술실에서 친척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 ( 서울아산병원 수술실이 아닌 병실에서 면회하는 모습을 게시했다. )

Q3 : 함단과 만수르는 사촌 관계다

정답 : 2번 X ( 두 사람은 결혼으로 맺어진 인척 관계로, 함단이 만수르의 처남이다. )

Q4 :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유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토후국은?

정답 : 4번 아부다비 ( UAE산 원유를 '두바이유'라고 부르지만, 실은 아부다비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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