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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춘들 “문 대통령 61점…돈보다 좋은 일자리 달라”

중앙선데이 2019.05.04 00:21 634호 9면 지면보기
대학생들이 본 문재인 정부 2년
지난달 29일 청년들이 바라본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좌담회에 참석한 대학생 NGO ‘더무브먼트’ 회원들. 왼쪽부터 임동언·윤서빈·전수정·이재호·전예지·유수연·이유정·이재현씨. [신인섭 기자]

지난달 29일 청년들이 바라본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좌담회에 참석한 대학생 NGO ‘더무브먼트’ 회원들. 왼쪽부터 임동언·윤서빈·전수정·이재호·전예지·유수연·이유정·이재현씨. [신인섭 기자]

당·정·청은 지난 2일 부처별로 쪼개진 일자리와 주거·복지 등 주요 청년 정책을 총괄·조정할 콘트롤타워를 만들기로 했다. 청와대는 청년정책관실을 신설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내년 총선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남자(20대 남자)’를 중심으로 한 20대 지지율 하락 조짐은 이렇게 급박하게 움직일 만큼 여권엔 적신호다.
 

잘한 점, 아쉬운 점
이전보다 소통·위기대응 나아져
포용력 부족, 사회 분열 위험 수위

젊은층 지지 철회 왜
청년 정책, 현실에 안 맞는 겉핥기
여당, 20대 계도 대상으로 봐 불쾌

앞으로 3년 바람은
비판 민심, 야당 의견도 수용을
촛불 정부답게 인사 더 신중해야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 결과 19~29세의 44%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평균(45%)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다. 특히 19~29세 남성은 긍정 35%, 부정 49%(4월 23~25일 조사)였다. 중앙SUNDAY는 지난달 29일 정치·외교·통일 분야 정책을 연구해 온 대학생 NGO인 ‘더무브먼트(TM)’ 회원 8명이 참여한 좌담회를 열었다. 오는 10일 출범 2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고 남은 3년에 대한 청년들의 바람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최저임금 영향, 밥값 오르고 알바 끊겨
 
지난 2년간 얼마나 많이 달라졌나.
▶이유정(20)=“종합적으로 판단하기에 2년은 짧다. 북핵과 경제 문제에서 사건은 많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국민청원 등을 통해 시민들 의견을 정부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임동언(24)=“10점 만점에 6점을 줄 것 같다. 정부가 국민 통합을 내걸고 출범했는데 갈등 관리가 미흡했던 것 같다. 이전 정부에 비해 소통하려는 모습은 많이 보였지만 반대하는 국민과 야당을 포용한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인사청문회가 그 예다. 최근 가장 잘한 부분은 강원도 산불 위기관리였다. 위기 대처 능력이 예전보다 뛰어났고 국민의 불안감도 줄어들었다.”

▶윤서빈(22)=“20대 중에는 문재인 후보를 진짜 지지해서 뽑은 사람보다 대안이 없어서 뽑은 사람이 많다. 기대만큼 적폐청산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시간을 너무 오래 끌면서 점점 적폐청산에 지쳐가고 있는 듯싶다. 때로는 민주당이 과거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답습하는 면도 보인다. 내부 계파 갈등도 여전하고 한국당이 극우적 목소리에 끌려가듯 민주당도 중도를 버리고 좌파쪽으로 끌려가는 것 같다.”

▶전예지(21)=“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정책이 수박 겉핥기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일자리 정책만 봐도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일자리다. 그런데 정부는 청년구직활동 지원금을 준다. 그런다고 일자리가 저절로 늘어나는 건 아니지 않나. 저출산 문제도 핵심은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인데 출산 장려금을 주고 끝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니 학교 주변 식당 중에서 밥값이 안 오른 곳을 찾기 힘들다. 대부분 500~1000원씩 올랐다.”

▶유수연(21)=“친구가 원래 일하던 편의점에서 알바를 쓰는 대신 가족이 일하기로 해서 먼 거리를 이동해 겨우 알바를 다시 구했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추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미리 했으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는데 엎지른 물을 퍼담으라는 말로 들렸다.” 
 
 
북핵 협상에 한국 주도적 역할 긍정적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20대 여성보다 남성 지지율이 낮은데.
▶이유정=“수업시간에 20대 남성은 자신들이 불평등한 조건에 있다는 불만이 크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혜택을 보는 것도 없는데 억울해했다.”

▶이재현(21)=“20대 남성 투표율이 낮다. 정권 입장에선 영향력 있는 유권자도 아닌데 굳이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싶다.”

▶임동언=“군에선 북한을 적으로 배웠는데 제대하니 정부는 동반자라고 했다. 허탈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이 보수 정권의 교육 탓에 20대가 보수화됐다던데, 이런 게 정치권이 여전히 20대를 계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기분이 나빴다.”
 
참고로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대학생 8명이 매긴 문재인 정부 2년에 대한 평가는 10점 만점에 평균 6.14점이었다.
 
정부의 북핵 해법은 어떻게 보나.
▶이재호(20)=“괜찮게 해온 것 같다. 보수 정권에서 남북 관계가 많이 냉각됐는데 평창 겨울올림픽을 잘 활용해 단기간에 반전시켰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도 끌어냈다. 하노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잘못하면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밀려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가 관건이다.”

▶이유정=“30년간 해결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순탄할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이런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미국이 진지한 태도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데 한국이 많은 역할을 했다.”

▶전수정(19)=“정부가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끈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지나치게 여론몰이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 현황조차 정확히 모르면서 비핵화를 추진해봤자 그게 ‘완전한 비핵화’라고 하기는 힘들다.”

▶전예지=“문 대통령 임기가 벌써 2년이 지났고 지지율도 하락중이다. 3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런 식의 대북 정책이 지속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윤서빈=“개인적으로 북한은 비핵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을 완성함으로써 자신의 정통성을 입증했다. 정권이 안으로부터 무너지지 않는 한 비핵화는 힘들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원하는 ‘스몰딜’을 할 요량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안 되면 다음 미국 대통령과 새로운 딜을 하면 된다는 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문 대통령도 임기가 몇 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 한국과 미국 민주주의의 맹점이다. 김정은 정권은 국민의 생활을 신경 쓰지 않는다. 제재 수위를 높여도 정권의 핵심 세력은 살아남을 것이다.”
 
 
새 일왕 계기, 한·일 관계 회복됐으면
 
현재의 한·미 관계를 평가한다면.
▶임동언=“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정책을 한국이 마냥 반대할 수도, 찬성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보니 한·미 관계가 많이 불안정해졌다. 그만큼 한국의 대미 지위가 약화된 것 같다. 한국인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볼 때 미국의 예측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결국 한·미 간 신뢰 관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이재현=“비핵화를 위해선 미국과의 공조가 잘 이뤄져야 하는데 김대중- 클린턴 정부 때보다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3년은 미국·일본 등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
 
앞으로 3년 동안 가장 바라는 점은.
▶전예지=“청년 정책에 있어서 금전적 지원에 치중하기보다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도록 힘써주기를 부탁드린다. 청년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허망하게 주저앉지 않도록,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임동언=“우리 사회의 분열 정도가 임계점을 넘어섰다. 국정 운영에 있어 국민과 야당과 소통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이슈나 인사청문회 문제를 다루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정당 간, 성별 간 갈등과 반목이 깊어지면서 사회 통합에 위기가 찾아온 것 같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수정=“이전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 촛불의 힘으로 만들어진 정부인 만큼 인사 측면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하고 부정적인 면이 발견됐을 경우 바로 수용하고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이재호=“일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일왕이 새로 즉위하는 것을 계기로 관계를 회복했으면 좋겠다. 역사 문제와 현실 문제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정부의 몫이다. 북핵 협상 등 향후 외교 관계에 있어서 일본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 행위자이기 때문이다.”

▶윤서빈=“비록 하고자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하더라도 너무 급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 의견을 듣고 경제를 먼저 살려야 할 때다.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시점에 우리 경제만 악화하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양극화다. 후보 때 내세웠던 공약처럼 포용의 정치를 펼쳐 보수 유권자들이 더 보수화되는 것을 막았으면 좋겠다.”
 
차세현 기자, 정미리 인턴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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