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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야권 봉기 이틀 만 막내려…정국 안갯속

중앙일보 2019.05.03 20:49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축출을 주도했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군사봉기 시도가 이틀 만에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의 포르트 티우나 기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4500여명의 군 병력을 대동하고 나와 “군대가 단결하고 화합하고 헌법상 의무에 복종하고 있다”며 “반역자와 쿠데타 음모자를 무장해제하기 위한 이 싸움에서 높은 사기를 유지해달라”고 말했다. 국영방송을 통해 전역으로 생중계된 이 행사에서 군의 충성을 재확인하면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군의 충성심이 변했다는 과이도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였다”고 썼다. 
2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 기지 기념식에 참석해 군의 단결을 촉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 기지 기념식에 참석해 군의 단결을 촉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30일 과이도 의장 측은 군부에 마두로 축출 지원을 요청하며 군사봉기를 이끌었고 이틀간의 반정부 시위에서 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그러나 시위 인원은 예상 밖에 저조했고 2일 시내는 평온한 상태를 되찾았다. NYT는 “수 만명이 참여했지만, 군중은 ‘역사상 가장 큰 행진’을 열겠다는 과이도의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며 “과이도는 50여개국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군 지휘관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과이도 의장 측이 지난 2월부터 정권 핵심 인사들과 접촉해 정권 퇴출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막판에 정보가 새나간 게 군사봉기의 패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NYT는 “정부의 상황 오판이 실패에 한몫했다”며 “무장봉기가 벌어지면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마두로에 대한 군부의 충성심이 예상보다 강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과이도의 측근인 레오폴르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에 체포 명령을 내렸다. 로페스는 과이도 의장의 정치적 멘토이자 차기 대선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 인물이다. 2014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된 뒤 수감됐으며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를 쉽사리 제거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이도 의장을 체포할 경우 미국 등 수십 개국의 외교, 경제적 압박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베네수엘라가 다시 정치적 교착상태 속으로 가라앉았다”며 “마두로와 과이도 어느 쪽도 KO 펀치를 날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과이도 의장은 파업과 시위를 통해 반정부 운동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트위터에 “이 나라의 모든 부문에 무력 봉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군 병력의 헌법적 행동과 자유작전 참여를 촉구한다”고 쓰면서다.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다. NYT는 “지지자 중 일부는 국가의 경제위기를 고려할 때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며 “기관과 학교는 이미 반나절 밖에 문을 열지 않고 있으며 때로 전력 부족 탓에 몇 주간 완전히 문을 닫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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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계속해서 과이도 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동결된 베네수엘라 자산 일부를 해제하거나 대출을 통해 과이도 의장 측에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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