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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가, 다음주 뉴욕서 북한 접촉 추진

중앙일보 2019.05.03 01:30 종합 1면 지면보기
일본 정부가 다음주 뉴욕에서 북·일 고위급 접촉을 갖자는 제안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소식통 “북한에 고위급 회담 제안”
아베 “조건없이 김정은 만나겠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날 “오는 9~12일 나흘 일정으로 미국을 찾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뉴욕에 들를 때 북한 측 인사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미 비공식 루트를 통해 이 같은 제안이 북한에 전달됐지만 아직 공식 답변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 1순위’로 부상하고 있는 스가 관방장관은 납치문제담당상(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북한과의 접촉이 성사될 경우 납치 피해자 문제를 거론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북·일 접촉이 성사될 경우 그동안 북·미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던 일본이 한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중재자’로 나서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단 북한이 현 시점에서 일본과의 만남에 응할지, 만날 경우 스가 관방장관의 격에 맞는 인사를 보낼 것인지, 혹은 스가 장관이 아닌 동행하는 실무급 간부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인사가 만날 것인지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실제 접촉이 성사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북·일, 납치·비핵화 문제 논의 가능성…일본이 북·미 협상 중재자 될지 주목
 
아베(左), 스가(右)

아베(左), 스가(右)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관방장관의 해외 출국은 극히 이례적이다. 스가 장관의 외국 방문은 2015년 괌 방문 이후 4년여 만이다.  
 
스가 장관은 9일 워싱턴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과 연쇄 회담한 뒤 10일 뉴욕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뉴욕에선 10일 유엔본부에서 납치 문제에 관한 심포지엄에 납치 피해자 가족 등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나, 그 밖의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기간에 북한과 접촉해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 및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식량 지원 등 일본이 관여할 수 있는 사안들을 논의해 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일 정상회담 실현에는 아베 총리가 강하게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일 보도된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건을 달지 않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조건을 달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11년간 유럽연합(EU)과 함께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해 온 북한인권결의안을 보류하는 결정을 했고, 외교청서에선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까지 높인다”는 표현도 삭제하는 등 북한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러시아에 이어 일본과의 접촉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난달 26~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북·일 정상회담 실현에 전적으로 협력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현 국면에서 제재 완화를 위한 설득 요청을 한국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아베 총리를 통해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 북·일 대화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와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금 문제, 일본 내 적대적 대북 여론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성사된다 해도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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