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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이용해 습도 정밀 측정한다…“질병 분석에도 응용”

중앙일보 2019.05.03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사람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2일 KAIST를 비롯한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고유의 진동수를 이용해 습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AIST 등 국내 연구진 자체개발
습도 높으면 ‘공진 주파수’ 낮아져

머리카락은 습한 환경에서 쉽게 팽창하는 성질 때문에 오랫동안 습도를 감지하는 데 사용됐다. 실제로 상대습도가 0%에서 100%로 증가할 때 머리카락은 약 2% 팽창한다. 1783년 스위스 물리학자 오라스 소쉬르는 머리카락의 이런 성질을 이용해 최초의 머리카락 습도계를 발명했고, 현재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이정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그러나 머리카락 길이 변화를 기반으로 한 습도계는 반응 속도가 느리고, 지속해서 수치를 보정해야해 정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며 “이에 머리카락 길이 대신, ‘공진 주파수’를 측정해 습도 변화를 감지하는 기계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진 주파수란 물체가 자유진동할 때 생기는 고유한 주파수다. 습도가 높아지면 머리카락 길이가 길어지면서 공진 주파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주파수의 변화를 측정하면 반대로 습도 변화도 알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습도와 머리카락 주파수 간 관계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작은 방 안에 기계 공진기를 설치하고 습도에 변화를 줬다. 이후 635㎚ 파장의 레이저를 머리카락에 쏴 공진 주파수를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의 공진 주파수가 습도에 따라 0.295~1.78%로 민감하게 변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머리카락의 영양을 분석해 사람의 건강 상태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질병 분석에도 이 기술을 응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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