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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준금리 1%P 내려라” 압박에도 파월 “동결”

중앙일보 2019.05.03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1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1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제 갈 길을 갔다.
 
Fed는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 3월에 이은 세 번째 동결이다. Fed 위원 10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내리거나 올려야 할 강력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경제는 계속해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시점에서 우리의 정책 입장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ed는 별도의 성명에서 “노동 시장이 강세이고, 경제 활동의 탄탄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3월 FOMC 이후 일자리는 늘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2%를 밑돌기 때문에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성명서는 “인내심”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금리정책 변화에 대한 판단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FOMC가 시작되자 공개적으로 Fed에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를테면 금리를 1포인트(1%포인트의 오류) 내리고 양적 완화를 하면 (경제가) 로켓처럼 솟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포인트라는 구체적인 금리 인하 폭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꺼낸 ‘국채 매입’ 카드를 다시 쓰라는 압박이다.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만 Fed를 공격하는 건 아니다. 월가 전문가들도 Fed와 견해를 달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3월 ‘근원 인플레이션(가격 변동이 큰 식료품·에너지 항목 제외)’ 증가율은 1.6%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 지난 1월 1.8%에서 더 떨어졌다.
 
견해차는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갈린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것은 “일시적(transitory)” 요인 때문이거나 실제 물가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이유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파월은 “경기가 과열되고 있다는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논쟁은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엇갈린 신호음을 내는 상황을 반영한다. 지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를 기록하며 ‘깜짝 성장’했지만, 물가는 낮은 수준이다. 경기 확장세가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실업률은 50년래 가장 낮은데도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사실은 Fed 위원들에게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2% 아래에 머문다면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그땐 이를 고려해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조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 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Fed는 지난해에는 분기마다 금리를 인상해 연간 4회 올렸지만, 올해 들어 열린 FOMC에서는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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