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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세종시장 “훼손된 박근혜 표지석 시민의견들어 철거 결정”

중앙일보 2019.05.02 13:16
이춘희 세종시장은 2일 붉은 페인트 세례를 받은 세종시청 박근혜 표지석에 대해 "철거할지, 유지할지 시민 의견을 들어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표지석 훼손 사건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표지석에는 세종시 새 청사 개청을 기념해 2015년 7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써서 내려보낸 휘호가 새겨져 있다.

지난 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휘호를 쓴 세종시청표지석이 한 20대 청년이 뿌린 붉은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휘호를 쓴 세종시청표지석이 한 20대 청년이 뿌린 붉은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이 시장은 "과거에도 표지석 철거와 유지를 놓고 찬반양론이 크게 대립하다 표지석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결론 낸 사안"이라며 "시민들이 또 관심을 갖게 되리라 생각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시민 의견을 듣고 결론 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페인트가 바위에 스며들어 닦아내기도 어려운 상태"라며 "훼손 계획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못 하게 막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세종시는 현재 표지석을 천막으로 가려 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세종시민 최영락씨는 “역대 대통령 모두 잘못한 게 있고 잘한 게 있다”며 “잘못한 것만 집착해 이런 식으로 표지석을 훼손하는 것은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씨는 "표지석 존폐 여부를 여론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은 시민 갈등을 조장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훼손되기 전 세종시청 앞 박근혜 대통령 표지석. [중앙포토]

훼손되기 전 세종시청 앞 박근혜 대통령 표지석. [중앙포토]

자유한국당 세종시당도 논평을 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송아영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재물손괴와 함께 역사를 폄훼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표지석을 왜곡·폄훼하는 단체가 2016년 11월 철거 운동을 주장했던 만큼 경찰은 배후 조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김씨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육군 만기제대를 한 2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모 씨는 전날 세종시청 표지석에 붉은 페인트를 뿌린 뒤 철거를 요구했다. 김모씨는 이날 표지석에 페인트를 뿌리고 가요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르는 등 퍼포먼스를 했다. 김씨는 표지석을 훼손한 다음 주변에 배포한 A4용지 한장 분량의 '세종시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촛불혁명으로 국민에게 탄핵을 당해 쫓겨난 사람의 친필 표지석을 마치 세종시 상징처럼 당당하게 세워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람의 숨어있는 흔적이라도 찾아 지워야 하는데 어찌 시청 앞에 상징으로 세워두는지 시민을 대신해 묻고 싶다"며 "뜨거운 피를 가진 젊은 청년으로서 이 표지석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철거해 달라고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김씨는 "세종시에서 이 표지석을 철거하는 게 바로 정의실현"이라며 "표지석을 박근혜 정권 적폐 상징으로 규정하고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한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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