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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안, 민주주의 위배" 문무일 해외출장 중 정면반박

중앙일보 2019.05.02 00:05 종합 1면 지면보기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 반발
“경찰 1차수사·정보권 독점 안 돼”

문 총장은 1일 오후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현재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법안들이)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 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경찰에)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안에는 정보 경찰의 부작용이나 전면적 자치경찰제 시행 문제 등 경찰 권한을 분산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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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이날 문 총장의 입장문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검찰 및 형사사법 절차와 관련된 법안 내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법안 내용에 대해 계속 논의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향후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문무일, 해외 출장 중 입장문 내놔…법무부 “향후 국회 논의 적극 참여”
 
지난달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찰은 1차 수사권 및 종결권을 갖게 된다.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경우 경찰이 검찰의 수사 지휘도 거부할 수 있다. 피고인이 법정에서 조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효력을 잃는 경찰 신문조서처럼 검찰에서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도 사라질 전망이다.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여야 공방이 한창이던 지난달 26일 문 총장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검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문 총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참석 간부 대부분은 반대했다고 한다.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옷을 벗는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총장직을 유지한 채 해당 법안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문 총장은 이미 주변에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국회에 출석한 문 총장은 당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합의한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분리되면 수사권 조정 문제가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며 “현재 시스템에서 수사 기능을 경찰로 넘기게 되면 경찰이 국내 수사를 다시 독점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며 반발했다. 문 총장의 격양된 반응에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이 물을 권하며 “쿨다운하실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검찰 내부에선 “정부에 속았다”는 반응이 팽배했다고 한다.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발 의사를 표시하면서 검찰 내부의 반대 의견 표명도 속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실무 책임자인 김웅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은 지난달 30일 자정 무렵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찰 가족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문 총장은 오만과 우즈베키스탄 등과의 사법공조 체결을 위해 지난달 28일 출국했다. 오는 9일 출장에서 돌아오는 문 총장은 귀국과 동시에 별도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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