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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 박근혜 전 대통령 표지석, 붉은 페인트 세례

중앙일보 2019.05.01 17:24
박근혜 전 대통령이 쓴 세종시청 표지석이 페인트 세례를 받았다.
육군 만기제대를 한 2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 씨는 1일 세종시청 표지석에 붉은 페인트를 뿌린 뒤 철거를 요구했다. 이 표지석에는 세종시청사 개청을 기념해 2015년 7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써서 내려보낸 휘호가 새겨져 있다.
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휘호를 쓴 세종시청 표지석이 한 20대 청년이 뿌린 붉은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휘호를 쓴 세종시청 표지석이 한 20대 청년이 뿌린 붉은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표지석을 훼손한 다음 주변에 배포한 A4용지 한장 분량의 '세종시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촛불혁명으로 국민에게 탄핵을 당해 쫓겨난 사람의 친필 표지석을 마치 세종시 상징처럼 당당하게 세워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람의 숨어있는 흔적이라도 찾아 지워야 하는데 어찌 시청 앞에 상징으로 세워두는지 시민을 대신해 묻고 싶다"며 "뜨거운 피를 가진 젊은 청년으로서 이 표지석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철거해 달라고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김씨는 "세종시에서 이 표지석을 철거하는 게 바로 정의실현"이라며 "표지석을 박근혜 정권 적폐 상징으로 규정하고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한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페인트 세례를 받은 표지석을 천막으로 가려 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문서 작성자라는 사람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며 "조사가 끝나면 재물손괴나 공용물 손상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페인트로 훼손되기 전 세종시청 표지석 모습. [중앙포토]

페인트로 훼손되기 전 세종시청 표지석 모습. [중앙포토]

이에 앞서 2016년 11월 세종참여연대와 2017년 4월 '박근혜 정권 퇴진 세종비상국민행동본부'도 각각 세종시청 표지석 철거를 주장했다. 세종시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을 남겼지만, 표지석은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철거하지 않았다. 대통령 표지석은 인근 대통령기록관 앞에도 있다. 이 표지석은 2016년 2월 설치됐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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