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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장기입원 줄인다…361일 넘으면 입원료 15% 수가 삭감

중앙일보 2019.04.30 16:10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 장기입원 줄이기 위한 개선 대책을 내놨다. [중앙포토]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 장기입원 줄이기 위한 개선 대책을 내놨다. [중앙포토]

환자를 장기입원시켜 돈을 버는 요양병원의 행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편 방안은 고시 개정과 전산 개편 등을 거쳐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건정심,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안’ 의결
361일 이상 입원료 하루당 3030원 삭감
요양보험 수가체계는 7→5단계로 통합
의학적 필요도 낮은 입원 본인부담률 40%

2008년 690개였던 요양병원은 지난해 1445개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입원환자 수도 18만6280명에서 45만9301명으로 2.5배로 커졌다. 반면 중증환자비율은 72.8%에서 47.1%로 25.7%포인트 줄었다. 경증환자의 비율이 25.3%에서 51.2%로 2배 이상 늘었다. 상당수 요양병원이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를 장기입원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사이 요양병원의 주요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10년 사이 요양병원의 주요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번 개편 방안에는 이 같은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줄이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그간 181일 이상 입원하면 입원료의 5%(1일당 약 1010원), 361일 이상 입원하면 입원료의 10%(1일당 약 2020원)를 건강보험공단이 주는 수가에서 깎았다. 개편안에선 181일과 361일 사이에 271일 구간을 신설했다. 271일 이상 입원하면 입원료의 10%를 깎는다. 361일 이상 입원할 경우엔 기존보다 5%포인트 올려 입원료의 15%(1일당 약 3030원)를 수가에서 삭감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요양병원은 일반병원과 달리 환자가 병원을 옮기더라도 입원 이력을 누적해 세기로 했다. 이 기록을 입원료 차감 기준과 연계해 적용한다. 요양병원이 입원료 수가를 깎이지 않으려고 환자를 서로 주고받으며 장기간 입원시키려는 행태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비교적 비슷한 치료가 중·장기간 이뤄지는 요양병원 특성상 수가는 입원 1일당 정해진 금액을 받는 ‘일당정액수가’ 제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본인부담상한제도도 건강보험공단이 환자 본인부담금 최고 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환자에게 직접 주기로 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연간 본인일부부담금(비급여, 선별급여 등 제외)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2019년 기준 81만∼580만원)을 넘으면 그 초과금액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그간은 초과금액을 요양병원에 지급해 병원이 이 금액을 활용해 사전에 의료비를 깎아주거나 연간 약정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복지부는 또 요양병원이 의료기관으로 제구실할 수 있게 의료적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요양병원은 환자의 질병별 특성과 관계없이 동일한 환자 분류체계를 사용한다. 앞으로는 뇌졸중, 치매, 중증신경근육질환(루게릭병 등) 등 주요 질병군별로 차별화된 환자분류·수가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단기적으로는 7개군(의료최고도-의료고도-의료중도-문제행동군-의료경도-인지장애군-신체기능저하군)으로 나뉜 입원 환자 분류체계를 의학적 입원 필요성에 따라 5개군(의료최고도-의료고도-의료중도-의료경도-선택입원군)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새로 생긴 선택입원군은 ‘의료최고도’ 내지 ‘의료경도’에 속하지 않는 환자 중 입원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환자로 본인부담률 40%를 내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입원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복지부는 요양병원이 일정 부분 회복이 가능한 환자를 무작정 눕혀놓고 기저귀만 채워 방치하는 현상을 막고자, 기저귀 없이 이동 보행 훈련 등을 규칙적으로 실시하는 경우에 이른바 ‘탈(脫)기저귀 훈련’ 수가를 신설해 지급하기로 했다. 망상·환각 등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한 중증 치매 환자, 마약성 진통제 등을 투여할 필요가 있는 암 환자의 경우 ‘의료중도군’으로 새롭게 분류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개선했다.
 
단순 기억력 저하를 치매로 입원시키는 일을 방지하고자 경증치매 등은 치매 진단을 받은 후 관련 약제 투여가 이뤄지는 경우로 분류 기준을 명확하게 했다. 이중규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선 방안은 과제별로 올해 하반기에 개정 고시안을 발표하고 10월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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