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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내고 5000만원 혜택…해외이주자 귀국뒤 '얌체진료'

중앙일보 2019.04.30 15:18
[연합뉴스]

[연합뉴스]

A(50)씨는 해외로 이주한지 13년 9개월만에 지난해 귀국해 다음날 병원 진료를 받았다. ‘급성 심내막염’을 앓고 있는 그는 46일간의 입원 치료와 수술을 받았다. A씨는 해외 이주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건강보험에선 내국인으로 분류됐다. 이 덕분에 귀국하자마자 건보 자격이 살아났고, 지역가입자가 돼 월 1만3370원의 보험료만 내고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건강보험공단은 A씨의 치료비 가운데 5349만7620원을 부담했고, A씨는 본인부담금 387만4460원만 냈다.  
A씨처럼 해외에 장기체류하다 귀국해 의료혜택을 받는 내국인이 연간 10만명에 달하고, 이들에게 지출된 건강보험 재정만 한 해 267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해외에 1년 이상 체류하다 귀국해 바로 건강보험혜택을 받은 내국인은 9만7341명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된 금액은 267억 1100만원이다.
재외 동포나 외국인의 경우 한국에 입국한 뒤 건강보험 가입자가 되려면 6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 지난해 외국인의 얌체가입, 재외동포의 의료쇼핑이 도마에 오르면서 건강보험 가입을 위한 최소 체류 기간이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강화됐다. 하지만 이민 등으로 한국을 떠나 해외에 장기 체류하면서도 외교부에 이주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건강보험법에는 내국인으로 분류돼 귀국해서 건강보험 진료를 받더라도 제지할 방법이 없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공개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2019~2023)에서 이러한 점을 바로잡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내로 진료 목적 입국, 당연가입에 따른 체납 증가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윤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과장은 “재외국민의 이주신고는 외교부가, 출입국 관리는 법무부가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이 이주신고를 하지 않고 해외에 머무르는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병원 이용을 하더라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며 “총리실 주재로 법무부, 외교부와 합동으로 장기 해외체류하는 재외국민 관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최도자 의원은  “해외로 이주한 자가 성실하게 해외 이주자 신고를 하게 되면 한국에 입국해도 6개월을 체류해야 건보 혜택을 볼 수 있는 반면, 신고를 안 한 해외 이주자는 한국 입국과 동시에 건보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해외 이주 후 해외 이주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내국인으로 분류되는 허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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