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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간 대치하며 섬뜩한 눈빛 봐, 무조건 제압해야겠다 싶어"

중앙일보 2019.04.30 11:28
29일 안동경찰서에서 김기출 경북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을 수여 받은 안동 역전지구대 홍순기,이동우 경위. 두 경찰관은 앞서 28일 오전 1시20분쯤 흉기로 시민 2명을 찌르고 달아난 범인을 검거했다. [사진 경북경찰청]

29일 안동경찰서에서 김기출 경북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을 수여 받은 안동 역전지구대 홍순기,이동우 경위. 두 경찰관은 앞서 28일 오전 1시20분쯤 흉기로 시민 2명을 찌르고 달아난 범인을 검거했다. [사진 경북경찰청]

지난 28일 오전 1시20분쯤 경북 안동시 운흥동 역전지구대. “어떤 남자가 주점에서 나를 폭행하고 흉기로 찌른 뒤 도망갔다”는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경찰이 급히 출동하려는 찰나, 이번엔 인근 편의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흉기를 든 남자가 편의점 주인을 위협한 뒤 돈을 빼앗아 도주했다”는 내용이었다. 
 

우울증 30대 주점·편의점서 흉기 휘둘러
2명이 목 부위 등 찔려 경상 입고 병원행
안동 역전지구대 홍순기·이동우 경위
흉기 들고 달려드는 범인 제압해 표창

이날 두 차례의 신고를 받자마자 역전지구대 홍순기‧이동우 경위를 포함해 6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이중 홍 경위는 편의점으로 출동했다가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흉기를 든 남자가 인근 여인숙으로 도망가는 걸 봤다”는 목격담을 들었다. 홍 경위가 시민들이 안내해준 길로 100m가량 가보니 이미 여인숙 앞에서 동료인 이 경위가 범인 A씨(37)와 대치하고 있었다. 이 경위는 바지 허리춤에 테이저건을 숨기고 있었고 A씨는 1m 정도 앞에서 흉기를 들고 있었다.
 
A씨는 홍 경위를 보자 흉기를 들이대면서 “나도 죽고 너도 죽자”며 욕설을 내뱉었다. 홍 경위는 “당시 범인의 눈을 봤는데 눈에 살기가 어려있어 섬뜩했다”며 “최근 진주 조현병 방화 살인 사건 등 정신병으로 인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지금 잡지 못하면 다른 시민들이 다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경위는 바지 뒷주머니에 숨긴 삼단봉을 확인했다. 두 경찰은 혹시 삼단봉이나 테이저건을 범인이 볼 경우 흥분해 자해를 시도할까 봐 꺼내지 않은 채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5분간의 설득에도 A씨는 흉기를 놓지 않았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A씨는 흉기를 들고 홍 경위에게 달려들었다. 홍 경위는 순간 바지 뒷주머니에서 삼단봉을 꺼내 흉기를 든 A씨의 오른쪽 팔을 내리쳤다. 흉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이 경위가 달려와 함께 A씨를 제압했다.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A씨는 이날 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주인이 “술값 13만원을 내라”고 하자 칼로 목 부위 등을 찌르고 폭행한 뒤 달아났다. 5분 뒤 편의점에 들러 점주를 폭행한 뒤 돈을 빼앗고 도주하다 붙잡혔다. 피해자 두 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평소 우울증약을 먹고 있는데 당시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안동경찰서는 A씨에 대해 특수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북경찰청은 29일 홍 경위와 이 경위에 표창을 수여했다. 홍 경위는 “흉기 사용, 정신병 등으로 인한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더 많은 시민이 다치기 전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동=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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