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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서 발견된 '흰고래', 목에 카메라 목줄이…정체는?

중앙일보 2019.04.30 07:13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서 발견된 흰고래. 목에 카메라 목줄을 걸고 있다. [뉴시스]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서 발견된 흰고래. 목에 카메라 목줄을 걸고 있다. [뉴시스]

노르웨이 해안에서 수상 카메라 목줄을 목에 건 흰고래가 발견돼 '스파이'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러시아 해군을 의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노르웨이 북부의 한 해안에서 작업하던 어부들이 흰고래 한 마리를 발견했다. 북극해 인고야 섬 인근에서부터 노르웨이 선박에 계속 접근을 시도한 이 흰고래의 목에는 목줄이 하나 채워져 있었다. 수영 등 아웃도어 활동 때 사용하는 카메라, 이른바 '액션캠'을 목에 걸 때 사용하는 것으로 카메라는 없었다. 흰고래를 처음 발견한 조어 헤스턴(26)은 지난 26일 흰고래의 목줄을 풀어 줬다.
 
흰고래를 살펴본 해양생태학자들은 이 흰고래의 행동에 주목했다. 조사에 참여한 조르겐 리 위그 해양생태학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흰고래는 장난을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목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를 목줄에 고정하는 클립에는 '장비, 상트페테부르크 소유'라는 문자가 적혀 있었다. 해양생태학자들은 "해당 목줄은 러시아 과학자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목줄은 특수한 목적을 갖고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흰고래가 등장한 북극해 인고야섬으로부터 약 415㎞ 떨어진 곳에 러시아의 북방함대가 있는 무르만스크에 있다고 강조했다.
 
위그는 이 흰고래가 러시아 해군으로부터 훈련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흰고래를 훈련해 군사작전에 투입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훈련된 흰고래들은 해군 기지를 지키고, 잠수부를 안내하고, 잃어버린 장비들을 찾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마틴 비우 노르웨이 해양연구소 연구원 역시 "훈련된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흰고래는 배를 수색하고, 배 주변을 배회하는 행동에 익숙하다"면서 "고래가 입을 벌리며 물 위로 머리를 들고 올라오는데, 이것은 먹이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기대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나 그린란드에 있는 과학자들은 어느 누구도 이런 훈련을 시키지 않고, 목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양생태학자들의 주장에 전직 러시아 해군 대령 빅토르 바라네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흰고래가 러시아 해군에서 탈출한 것일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흰고래는 범고래와 마찬가지로 지능이 매우 높아 개처럼 훈련을 받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 해군이 전투 목적으로 돌고래를 훈련시킨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첩보 목적으로 고래를 훈련시킨 일은 없다"면서 노르웨이 해양생태학자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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