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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트렌드] 웃을 때 나도 모르게 찔끔…외출이 불안한 □□□ 아십니까?

중앙일보 2019.04.30 00:05 5면
조기 치료 중요한 변실금 
 
'변실금’을 들어본 적 있나요. 요실금은 익숙한데 변실금은 많은 사람이 생소해한다. 변실금은 대변의 배출 조절 장애로 자기도 모르게 대변이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변실금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4984명에서 2017년 1만138명으로 7년간 2.03배(103.4%) 늘었다. 그런데도 환자 대다수는 변실금이 뭔지도 몰라 조기 진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실금의 증상은 다양하다. 가벼운 경우 가스만 참기 어려우며, 정도가 심해지면 설사를 참기 어렵고 보통의 대변도 조절이 잘 안 된다. 기침을 하거나 웃기만 해도 대변이 옷에 묻어난다. 앉았다 일어나거나 움직이기만 해도 대변이 나온다. 심한 환자 중엔 외출조차 못 하고, 외출하더라도 음식을 전혀 안 먹기도 한다.
 
자연분만한 여성 잘 걸려
 
변실금의 주원인은 항문의 괄약근 손상이다.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이다. 출산을 경험한 여성 가운데 일부에서 시간이 지나 발병한다. 자연분만 시 힘을 주면서 항문 괄약근을 다쳤거나 분만 때 회음부를 지나치게 절개했다면 변실금을 유발할 수 있다. 힘든 분만을 하면 골반 근육으로 가는 신경뿐 아니라 골반 근육도 약해져 변실금이 되기도 한다. 치질·치루 수술 때 괄약근을 많이 잘라낸 경우에도 괄약근이 손상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항문 수술로 인한 외상, 지나친 변비, 당뇨병, 뇌경색, 중추·말초 신경장애 등도 변실금을 야기한다.
 
변실금은 환자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대인기피증·우울감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변실금은 완치가 힘들지만 치료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식이요법·약물요법·케겔운동 등으로 치료한다. 여기에 바이오피드백 치료법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법은 항문에 감지용 센서를 넣어 근육이 잘못 수축되는지 확인하고 올바른 이완법을 익히는 방식이며 대장항문외과에서 담당한다.
 
지난 5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에 위치한 롯데호텔제주에서 ‘변실금 환자의 관리 및 치료’를 주제로 대한대장항문학회와 의학기자연구회가 합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누가 변실금을 아시나요’로 주제 발표를 맡은 정심교 중앙일보 기자는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난 2월 26일~3월 21일 변실금 환자 1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이 변실금 환자인데도 변실금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응답이 35%를 차지했다. 변실금 환자가 아니면 변실금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병인 줄 모르는 환자 많아
 
이들은 변실금에 대한 정보를 의료진(34%), 주변 사람(32%), 신문·방송 등 미디어(16.5%) 순으로 접했다. 비전문가(주변 사람)에게 의지하는 비율이 의료진에 의지하는 비율과 맞먹는 수준이다. 변실금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조기 치료를 놓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증상이 나타나고 얼마 뒤 병원을 찾았나’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가장 많은 42.6%가 ‘1년 이상’이라고 답한 대목에서도 볼 수 있다. 1년 이상이라고 대답한 환자 가운데 2명 중 1명(49.4%)은 5년이 넘어서야 병원을 처음 찾았다. 무려 10년간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환자도 23.6%에 달했다. 이들이 병원을 늦게 온 이유는 ‘병이 아닌 줄 알아서’(41.1%), ‘치료가 안되는 줄 알아서’(23.2%), ‘부끄러워서’(23.2%), ‘나만 그런 줄 알아서’(12.6%) 순으로 답했다. 이들은 변실금을 앓은 뒤로 ‘외출이 어렵고’(32.7%), ‘냄새가 나며’(21.8%), ‘사회생활이 어렵다’(16.8%)는 점을 불편해했다.
 
강중구 대한대장항문학회장은 “학회 차원에서 대국민 변실금 알리기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제주=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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