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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분식회계 의혹' 삼바에피스 임직원 구속…檢 수사 속도

중앙일보 2019.04.29 22:42
삼성바이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자료를 위조하거나 인멸한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모 상무(왼쪽)와 이모 부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삼성바이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자료를 위조하거나 인멸한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모 상무(왼쪽)와 이모 부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증거인멸 및 조작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경영지원실장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두 사람이 구속됨에 따라 이들을 통해 삼성그룹 차원에서의 증거인멸과 분식회계 관여 여부 등 '윗선'을 파악하고자 하는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증거인멸' 혐의…구속영장 발부
옛 미전실 개입 정도가 향후 쟁점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10시 30분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 등 구속사유가 인정된다"며 양씨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증거인멸 및 조작 등의 혐의를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검찰이 관련 수사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대상이다.
 
앞서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심사를 10여분 앞두고 법원에 도착한 양씨는 "증거인멸에 윗선 지시가 있었느냐" "합병 등의 키워드로 자료를 삭제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수사에 착수할 무렵인 지난해 말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원들의 업무용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를 삭제하거나 금융당국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삼바 회계와 관련한 문건을 직접 삭제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들이 고한승 에피스 대표의 휴대전화도 같은 방식으로 넘겨받아 뒤졌다고 보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로오직스 로비 모습. [뉴스1]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로오직스 로비 모습. [뉴스1]

검찰은 에피스의 증거인멸 과정에서 '윗선' 개입 정황을 일부 파악하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상무 A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2017년 2월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기 전까지 미전실에서 근무하다가 현재는 사업지원 TF에 소속돼있다. 사업지원 TF는 미전실의 후신 격인 조직이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윗선 개입에 대해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팀은 A씨 외에도 사업지원 TF 임직원 일부를 소환해 에피스에서의 증거인멸이 이뤄진 과정에 대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비롯해 사업지원 TF 직원들이 회계 관련 자료 삭제 등을 위해 에피스에 사무실을 만들고 여러 번 찾아갔다는 것이다.  
 
검찰은 삼바가 2015년 이전부터 콜옵션을 회계 장부에 부채로 반영했다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콜옵션은 주식을 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기업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일정한 가격에 지분을 넘기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가 오르면 회계상 부채로 책정해야 한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삼바의 콜옵션 은폐가 필수적인 만큼 당시 삼성 미전실이 회계처리에 관여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관련 수사를 통해 삼성전자와 에피스의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한 뒤 수사의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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