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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라고 돈 줬더니…자기 지분 사들인 경영진 일당 기소

중앙일보 2019.04.29 12:00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공장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등 허위 공시로 수백명의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자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주주 지분 취득에 사용한 경영진 일당이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김형록)는 코스닥 상장사인 G사 대표이사 A(51)씨 등 전·현직 경영인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A씨는 2016년 4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자를 공개 모집하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을 허위로 공시하는 방법으로 약 390명의 투자자로부터 투자 대금 200억원을 받았으며, 그 중 173억원을 경영권 분쟁 중인 대주주의 지분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전문경영인이었던 A씨는 2015년 말부터 우호지분 부족으로 인해 회사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에서 질 위기에 처하자, 상대방의 지분을 고가에 매입해 주기로 이면합의를 하고 매입 자금은 BW 투자금으로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A씨와 공모한 경영진들은 BW 발행 목적으로 ‘공장증설 자금 100억원, 운영자금 100억원’이라고 허위 공시해 투자자들로부터 200억원을 받았으며, ‘헬스케어 사업’ 등 신규 사업 진출을 가장해 이 자금의 대부분인 173억원을 종전 대주주 지분의 인수 대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결국 회사 사정이 악화되자 A씨 등은 2018년 4월 소위 ‘무자본 M&A 세력’인 B(46)씨 등에게 경영권 및 보유 주식을 양도했고, B씨는 회사 인수 후 허위 공시로 1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 대금을 투자자들로부터 받아 그 중 96억원을 개인의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에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는 기술력 있는 건실한 회사였던 G사가 두 차례에 걸친 전문경영인의 허위 공시 및 횡령으로 인해 부실기업이 됐다”며 “허위 공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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