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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A형 간염 "1970년대 후반~1996년생 가장 위험"

중앙일보 2019.04.29 11:50
A형 간염.[연합뉴스]

A형 간염.[연합뉴스]

올해 들어 A형간염 환자가 지난해에 비해 3.37배로 늘어났다. A형간염 항체 형성률이 낮은 20~40대 초반이 가장 위험하고,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항체 양성률 낮은 20대~40대 초반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해야
A형간염으로 매년 30~40명 간 이식, 심하면 사망 이르러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월1일~4월 28일 A형간염 신고 건수는 3597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1067명) 대비 237%로 증가했다. 특히 20~40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신고 환자 72.6%가 30~40대로 집계됐다. 환자 연령별로 보면 30대 37.4%, 40대 35.2%, 20대 485명(13.5%), 50대 322명(9.0%), 기타 연령 179명(5.0%) 순서다.  
 
A형간염은 대표적인 후진국병이다. 환자 대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접촉해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면 감염될 수 있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 된 후 15일∼50일, 평균 28일 이후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영유아 때 감염되면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6세 미만 소아에서는 70%가 무증상이고 약 10%에서만 증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성인은 70%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한 해 A형간염으로 인한 급성 간부전으로 간 이식을 받는 환자가 30~40명에 달한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는 수인성 감염병이다. [pixabay]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는 수인성 감염병이다. [pixabay]

 
전문가들은 현재 20~40대 초반 환자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수도 시설이나 위생 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A형간염이 마구 돌았다. 이 시기 태어난 40대 후반 이상 세대는 어린 시절 A형 간염을 앓았고 영구적인 면역을 가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1970년대 후반(현재 40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엄 교수는 “국내에 A형 간염 백신이 들어온게 1997년이고, 2015년부터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정돼 2012년생부터 무상으로 접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20~40대 초반은 자연 면역이 형성될 기회가 없었고, 예방접종률도 떨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백신이 국내에 들어온 1997년 이후에 태어난 10대는 백신 접종률이 높다. 김유미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10대는 예방접종 등록률이 75%를 넘어선다. 무료로 맞는 국가예방접종 대상이 아니어도 이들이 영유아일때 부모들이 자비로 많이 맞춘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A형 간염은 백신을 6~18개월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하면 항체 양성률이 거의 100%에 달한다. 1회 접종 비용은 7~8만원대다. 2012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영유아는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김 과장은 “20~30대는 건강에 자신있는 나이라 백신을 굳이 안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중장년층보다 백신 접종이 더 필요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 간 이식 환자, 혈액제재를 자주 투여 받는 혈우병 환자 등 면역력 취약계층이나 외식업 종사자, 보육시설 종사자,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의료인 이나 실험실 종사자, A형간염의 유행지역 여행자는 반드시 맞는게 좋다. 길병원 엄 교수는 “A형간염에 취약한 20~30대에 대해 정부가 접종 비용 지원을 검토해봐야 한다. 취업난으로 가뜩이나 힘든 젊은 세대가 건강까지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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