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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사‧보임’…헌법재판소 결론 언제 내나?

중앙일보 2019.04.29 11:26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강제 사·보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국회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헌재는 이르면 이번 주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 위배" vs "관행"…'사·보임' 헌재 결정 주목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입장을 못하고 돌아서고 있다. [뉴스1]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입장을 못하고 돌아서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법과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다 여야 대치 상황을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처리 시도에 반대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경개혁소위원장이던 오신환 의원을 사임시키고 대신 채이배 의원을 보임했다.
 
오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사·보임이란 것이다. 오 의원은 사·보임이 이뤄진 당일인 25일엔 헌재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오 의원 측은 "의원이 사·보임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태에서 의장이 이를 강행하는 건 현행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회법 48조 4항은 "특별위 위원은 의장이 상임위원 중에서 선임한다"며 의장 고유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6항에서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사·보임)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재 국회는 임시회 중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보임이 불가능하며, 오 의원은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지도 않다는 주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관행상 오 의원의 사·보임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범여권은 "상임위원은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각 교섭단체 대표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하거나 개선한다"는 국회법 제48조 1항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상임위원의 사·보임은 국회의장과 원내대표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동의나 의견 청취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앞서 헌재는 2003년 국회의원의 사·보임이 국회의장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 의원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2002헌라1)을 내린 적이 있다. 당시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이 당 지도부에 의해 강제 사·보임을 당하자 권한쟁의 심판을 냈는데, 헌재가 이를 기각했다. 이후 국회에선 "국회의원 개인의 활동이 당 지도부 의사에 의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고 "임시회 회기 중에 사·보임 될 수 없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헌재, 이르면 이번 주 결정…"국회 문제를 헌재에 떠넘겼다" 비판도
유남석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를 위해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뉴스1]

유남석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를 위해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뉴스1]

헌재 재판관 9명은 오 의원의 요청에 대해 현재 심리에 착수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이 통과된 이후엔 헌재 결정이 나더라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재판관들이 이런 부분도 고려해 심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헌재가 오 의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바른미래당은 사개특위 위원인 오 의원과 권은희 의원의 사·보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와 함께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서도 당내 의원들의 반발 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자유한국당과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의 패스스트랙 저지 동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학자들 사이에선 국회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헌재로 떠넘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장 간의 권한 다툼은 국회 자율권의 영역"이라며 "권력분립원칙에 따라 특별히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국회가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문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의사 절차 등 국회의 자율성 범위 내에 속하는 사안은 헌재와 같은 외부기관이 관여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기정·백희연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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