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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제주, 영리병원사업 접겠다"…근로자 고용해지 통보

중앙일보 2019.04.29 11:13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국내 첫 투자개방형(영리) 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자 녹지그룹측이 병원 개원 허가가 취소에 따른 직원 해고 절차에 돌입했다. 사실상 사업자가 사업 철수 의사를 밝힌 것이다.
 

26일 직원 50여명에게 "함께 할 수 없어 미안하다"
"병원 개원 못한 귀책사유도 제주도에 있다" 주장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지난 26일 직원 50여 명에게 구샤팡 대표이사 명의의 ‘병원 근로자분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는 근 4년동안 병원 설립 및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이제는 병원사업을 부득이하게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녹지 측은 또 “객관적인 여건상 회사가 병원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여러분들과 마냥 같이 할 수 없기에 이 결정을 공지하게 돼 대단히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회사는 제주도청에 여러분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완전한 개설 허가를 해주든지, 그게 어렵다면 도청에서 인수하거나 다른 방안을 찾아 근로자들의 고용불안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나 아무런 답을 얻지 못했다. 녹지측은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근로자 대표를 선임하면 대표와 성실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그간 녹지 측은 허가 기간 내에 병원을 열지 못한 귀책사유가 제주도에 있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778억원가량을 들여 병원을 준공하고 2017년 8월 개설허가 신청 당시 진료에 필요한 시설·인력을 갖췄지만, 제주도가 15개월간 허가절차를 지연하고 공론조사에 들어가며 수십여 명의 직원이 사직했다”며 개원 지연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또 “투자 시 예상할 수 없었던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이 붙었고, 이에 전문업체와의 업무협약이 이뤄지지 않아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연이유를 밝혔다.  
 
반면 제주도는 “15개월의 허가지연과 조건부 허가 불복 소송이 제기됐다는 점이 3개월 내 개원준비를 하지 못할 만큼의 중대 사유로 보기 어렵고, 내국인 진료가 사업 계획상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음에도 이를 이유로 병원을 개원하지 않았다“고 취소에 무게가 실린 의견을 냈다. 또 의료인 이탈 사유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고, 의료진 이탈 후 신규채용 공고 및 계획 등 의료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했다.
 
제주도는 양측 의견이 팽팽한 만큼 법적 공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업허가 취소로 8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손해배상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녹지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달 청문에서 “허가취소 처분은 외국 투자자의 적법한 투자기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녹지는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강제적 투자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투자계약을 체결한 외국 투자자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녹지병원은 2017년에 공사대금 1218억원을 지불하지 못해 대우건설·포스코·한화건설 등 3개 건설회사에 건물 등을 가압류당한 상태다. 이에 따라 녹지병원 부지가 포함된 제주헬스케어타운 정상화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18년 12월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에 대한 반발과 외화반출 축소정책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며 2017년 5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현 공정률은 54%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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