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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동물국회에 걱정 커진 '보좌관' 제작진

중앙일보 2019.04.29 06:00
“실제 국회 모습 때문에 드라마가 외면받을까 겁나요.”
 
‘동물국회’라는 오명 아래 여야 대치가 이어지던 28일 오후 8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선 JTBC 드라마 <보좌관> 촬영이 한창이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현실의 국회’를 바라보며 제작진이 내뱉은 말은 자못 진지했다. 그는 “정치 드라마를 찍는 이유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보여주고 감동을 주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국회가 10년 전으로 회귀한다면 안타까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국회는 주말 내내 이어졌다. ‘동물 국회’로 시작해 ‘독설 국회’로 2막을 열었다. 자유한국당은 독재 타도를 외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 대회에서 “우리 자녀들이 김정은 같은 독재자 밑에서 살아가지 않도록 자손들을 지켜야 한다. 좌파 독재를 막아야 한다”고 외쳤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좌파 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하려고 한다. 그들이 망치를 가져와서 문을 부수고 빠루로 때려 부숴도 저희는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의회 쿠데타 폭거를 막아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외쳤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조속한 시기에 사개특위·정개특위 패스트트랙 지정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조속한 시기에 사개특위·정개특위 패스트트랙 지정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한국당의 공세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처럼 여야가 서로 고발 조치하고 유야무야 끝내는 것은 결코 없을 것이다. 신속처리안건 절차가 끝나면 저부터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고 말했다. 정개특위 위원인 기동민 의원은 “채증된 증거만으로도 여기서 보지 못할 당직자, 보좌진이 수십 명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나 황교안 대표가 여러분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빨간 줄 가면 독박 쓰는 거다”라고 경고했다.
 
각 당 대변인의 논평도 시간이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의 논평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26일)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그 뻔뻔한 입 다물라”(28일)로 표현이 거칠어졌다.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26일 “폭력 근성 드러낸 민주당, 쇠망치와 빠루의 후예답다”라며 민주당을 비난했고, 28일엔 “좌파독재 부역자 자처한 국회사무처, 민주당 사무처인가”라고 국회 사무처로 비난의 폭을 넓혔다. 
 
말이 거칠어진 대신 주말 동안 국회 내에선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회의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고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조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일부 보좌진 사이에선 "앞으로 (누군가) 때리면 맞아라"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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